[여수, 내 마음속 그곳]충무공 유적서 역사 배우고, 엑스포공원에서 미래를 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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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의 명소들 한눈에 둘러보기

관광객들이 전남 여수시 오동도 음악분수대에서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여수시 제공
관광객들이 전남 여수시 오동도 음악분수대에서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여수시 제공
‘여수 밤바다 이 조명에 담긴 아름다운 얘기가 있어. 네게 들려주고파 전활 걸어 뭐하고 있냐고. 나는 지금 여수 밤바다∼’

전남 여수가 밴드 ‘버스커 버스커’의 히트곡 ‘여수 밤바다’ 가사처럼 뜨고 있다. 강원 강릉 정동진, 부산 해운대 등에 이어 여수 밤바다가 낭만의 대명사가 됐다. 여수항의 낮은 바다에서 고기를 잡아오는 어부들과 해안가 가로등에 앉아 고깃배 어창을 노리는 갈매기들이 지킨다.

어둠이 내리고 달이 뜨면 여수항은 다리, 등대, 해안도로를 따라 알록달록한 불빛이 일렁이는 파도를 비춘다. 밤을 맞은 여수항은 아낙들과 시장상인들 웃음소리 대신 낭만을 찾아온 노독(路毒)을 풀어주는 상쾌한 바닷바람과 낭만이 넘친다. ‘여수 밤바다’를 칭얼대며 걷는 여수항 7km는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비타민 같은 삶의 활력을 불어넣어준다.

달빛, 야경 그리는 여수항


전남 여수는 남해안 중앙에 튀어나온 반도로 경남 남해군과 전남 순천만, 고흥군에 접해 있고 나비 모양을 띤 해안선 길이는 879km나 된다. 여수는 남해의 나폴리라는 애칭에 걸맞게 각 마을의 바다들이 독특한 풍광을 뽐낸다.

여행객들은 여수 밤바다 가운데 포근한 어촌정취와 낭만, 휴식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여수항 도보코스를 가장 선호한다. 여수항 도보코스는 음식점, 커피숍, 호텔이 지척에 있어 젊은층이 즐겨 걷는다. 최근에는 40, 50대들도 여수항을 거닐며 밤바다 낭만에 빠져 들고 있다. 서울에서 친구들과 여행을 온 김모 씨(53)는 “항구를 따라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다 보니 쌓였던 스트레스가 확 날아갔다”고 말했다.

여수항은 최고 수심이 19m이며 항구 내에는 장군도, 오동도를 비롯한 아기자기한 섬이 있다. 여수항은 구도심을 따라 2012년 세계인의 축제가 펼쳐진 엑스포해양공원(여수엑스포장), 오동도, 돌산대교, 거북선대교(돌산2대교)가 자리 잡고 있다.

여수항 밤바다 코스는 여수시 덕충동 엑스포해양공원이 끝자락이다. 엑스포해양공원은 여수세계박람회 때 세계인들에게 여름밤바다의 낭만을 선사했다. 엑스포해양공원에는 밤바다 축제 상징인 빅오(BIG-O)쇼가 펼쳐진다. 빅오쇼는 워터스크린, 분수, 화염, 레이저, 안개 등으로 오감을 만족시키는 멀티미디어 쇼다. 낮에는 해상 분수 쇼를 하고 있다. 엑스포해양공원에서는 해양 레저스포츠, 공중하강 체험장이 운영되고 있다. 또 벨루가(흰고래) 등 다양한 해양 동식물을 구경할 수 있는 아쿠아플라넷 여수가 있다.

엑스포해양공원에서 1.3km 떨어진 곳에는 동백꽃이 피고 지는 한려해상국립공원 오동도가 있다. 오동도는 동백나무 3000그루가 1월부터 꽃을 피워 3월이면 만개한다. 오동도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에는 자산공원이 있다.

오동도는 길이 768m의 방파제로 육지와 이어졌다. 방파제 입구에서 동백열차를 타거나 걸어서 오동도로 들어갈 수 있다. 오동도 중앙광장 음악분수대는 관광객들에게 달콤한 음률을 선사한다. 오동도 끝자락 갯바위에 있는 하얀 등대(높이 25m)는 뱃사람들에게 육지 소식을 전해주는 듯하다.

낭만, 휴
식 그리고 웃음

오동도 입구에서 해안을 따라 1.3km 거리의 도심으로 가면 종화동 종포(구) 해양공원에 다다른다. 길이 1km에 달하는 종포 해양공원은 이순신 광장과 연결돼 있다. 종포 해양공원 건너편에는 돌산이, 좌우에는 돌산대교와 거북선대교가 몽롱한 야광을 자랑한다. 또 빨간색 하멜 무인등대가 여행객들의 지친 심신에 휴식이라는 불빛을 비춘다. 여수항 밤바다에서 가장 인파가 몰리는 곳이 종포 해양공원이다. 여름밤 종포 해양공원은 젊은이들의 웃음소리로 넘쳐난다.

종포 해양공원 끝자락 이순신 광장에는 실제 크기의 거북선이 전시돼 있다. 종포 해양공원은 1592년 당시 전라좌수사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을 진수했던 곳이다. 이순신 광장 건너편에는 전라좌수영으로 쓰였던 진남관(국보 제 304호)이 있다.

진남관 인근 산동네 고소동은 이순신 장군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이 동네에는 충무공 대첩비각이 자리 잡고 있다. 충무공 대첩비각에는 이순신 장군의 전적을 기린 좌수영대첩비(보물 제 571호)와 이순신 장군의 덕을 추모하는 타루비(보물 제 1288호)가 있다.

이순신 광장에서 해안을 따라 1km를 걸어가면 여수항 여객선터미널이 나온다. 여객선터미널 주변은 수산물특화시장과 재래시장인 교동시장이 있다. 교동시장 하천에는 1980년대 분위기가 남아 있는 포장마차 거리가 있어 여행객들의 목을 축여준다. 최정식 교동시장 상인회장(69)은 “주변에 선창이 있어 다른 시장보다 수산물이 20∼30% 싸다”고 말했다.

교동시장에서 언덕을 따라 1km를 걸어 올라가면 돌산대교가 나온다. 미항 여수가 낮보다 밤에 더 깊은 속살을 드러내는 곳이 돌산대교다. 돌산대교(450m)는 여수시내와 돌산읍(도)을 잇는 연륙교다. 입구에 있는 돌산공원에 오르면 여수시내 야경을 파노라마처럼 감상할 수 있다. 돌산대교 장군도에는 임진왜란 당시 왜구의 배가 침입하지 못하도록 방책이 있었다. 돌산대교 밑 바다는 물살이 너무 빨라 돛단배로는 오동도 쪽에서 진입할 수 없는 선조의 지혜가 담겨 있다. 돌산대교에서 2km 떨어진 해상에는 오동도 입구와 돌산을 연결하는 제2돌산대교인 거북선대교가 여수 밤바다를 비춘다. 돌산대교에서 거북선대교 중간에 형성된 돌산읍 해안은 건너편 여수항 구도심 불빛을 볼 수 있는 또 다른 포인트다.

한편 여수 시민들은 여수해안을 따라 갯가길 400km를 조성할 예정이다. 현재 여수항과 돌산읍 1∼2코스 40.8km가 완성됐다. 갯가길이 조성되지 않은 신도심 웅천지구,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을 제조한 선소, 국내에서 가장 요트를 타기 좋다는 소호요트장 10km도 도심 속 비경이다. 또 만성리 해수욕장과 여수국가산업단지는 야경마저 아름답다. (사)여수갯가 김경호 이사장은 “여수∼순천만, 여자만이 보이는 화양면, 각지에 흩어진 섬에 갯가길 400km를 조성할 계획이다. 여행객들은 깊고 푸른 여수바다의 매력에 흠뻑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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