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진은 산과 술을 좋아한다. 그리고 사람을 좋아한다. ‘혼산’과 ‘혼술’을 즐기지만 여럿이 함께 어울리는 것도 좋아한다. 좀처럼 싫어하는 게 없고, 사사로운 감정에 쉬이 휘둘리지도 않는다. 얼핏 따분하고 고루한 사람처럼 보일 수 있지만, 끊고 맺음이 확실해 쉽게 다가가기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작고 옆으로 찢어진 눈은 매서워 보여도 오히려 그 속에서 진실함이 엿보인다. 이 같은 유해진의 매력과 진가를 알아본 팬들이 그의 곁을 쉽게 떠나지 못하는 이유이다.
■ 이해리 기자가 본 유해진
존재 자체가 호감…자꾸 보고 싶어지네
존재 자체가 ‘호감’인 사람이 있다. 딱히 나한테 뭘 해준 것도 없는데 자꾸만 보고 싶은 사람도 있다. 배우 유해진이 대중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이유 역시 이런 공감대가 널리 형성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고선 그가 출연하는 영화마다 관객이 몰리는, 연이은 성공의 비밀을 설명할 길이 없다. 유해진은 누구와 만나도 ‘말이 통하는 사람’ 같았다. 굳이 공통의 관심사가 없더라도, 그와 대화하면 새로운 관심사가 마구 생겨나는 기분마저 들었다. 말이 통하는 사람, 왠지 이해심도 많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