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신경숙이 일본 작가의 작품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문학평론가 조영일이 “표절하지 않았으며 해당 작품을 본 적도 없다”고 밝힌 신경숙을 강하게 비판했다.
조영일은 18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 전날 신경숙이 출판사 ‘창비’를 통해 표절 논란을 전면 부인한 내용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그 작품을 안 읽었다는 신경숙의 주장이 맞다면 의혹이 제기된 부분을 쓸 때) 아마 우주가 도와줬을 정도라고 생각된다”며 “한마디로 말(신경숙이 표절 논란을 전면 부인한 내용)이 안 된다는 이야기”라고 밝히며 신경숙의 표절 논란 해명에 대해 단호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어 신경숙의 표절 논란 해명 중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금각사’라는 작품은 읽었지만, ‘우국’(표절 의혹 대상 작품)은 본 적도 없다”라는 부분에 대해 조영일은 “미시마 유키오의 작품 중 ‘금각사’는 문학공부를 하는 청년들은 반드시 읽어야 될 소설이다. 그러니까 신경숙도 읽었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런데 ‘금각사’가 실린 책 속에 ‘우국’(표절 의혹 대상 작품)이라는 단편이 실려 있다”고 설명하며 신경숙이 ‘우국’ 역시 함께 읽었을 가능성이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과거에도 신경숙의 표절 논란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경숙 표절 논란이 공론화 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문학계·출판계가 스타작가(신경숙 등)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분위기 때문”이라 꼬집었다. “한국 문학 작가들 중 실제로 팔리는(수익을 창출하는) 작가가 몇 안 된다. 만약 신경숙에게 큰 문제가 발생하면 여러 출판사, 문단 전체에 큰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서 문단 자체적으로 쉬쉬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 같다”고 풀이했다.
이어 “문단 사람들은 좀 ‘알아서 기기 때문’에 소수의 사람들만 문제를 제기 한다”며 신경숙 표절 논란과 이에 대처하는 문단의 태도에 원색적인 비판을 이어갔다.
조영일은 “껄끄러운(문단에 문제제기를 한) 사람(문인)이 (출판사와 계약관계를 맺게)되면 출판사 입장에서는 일단 원고를 청탁하지 않고, 책을 안내주는 상황을 만든다. 사실상 활동을 할 수 없다. 그래서 표절 논란에 대해 언급을 회피 하려는 것이 일반적인 분위기”라고 힘주어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신경숙 표절 논란에 대해 우리 문학계의 자정효과와 또 다른 표절 논란 제기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영일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표절 논란이 있었는데 대부분 침묵을 하거나 시간이 지나기를 기다려 ‘유야무야(有耶無耶·있는지 없는지 흐리멍덩한 모양)’된 경우가 많다. 이번 신경숙 표절 논란에 대해서도 대부분의 평론가·작가들이 다 알고 있다. 그럼에도 계속 침묵을 했다는 것은 이미 다 ‘공범’에 가깝기 때문에…”라며 문학계를 싸잡아 비난했다.
이어 “신경숙 표절 논란으로 신경숙이 스스로 사과를 하는 일은 ‘절대’없을 것”이라며 이번 신경숙 표절 논란도 과거처럼 ‘유야무야’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신경숙은 1996년 발표한 단편소설 ‘전설’이 일본의 유명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우국’을 표절했다는 논란에 대해 “문제의 작품을 전혀 읽어본 적도 없다”며 17일 표절 논란을 전면 부인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