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가 정문순 “신경숙 ‘피해자 코스프레’ 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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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6월 23일 15시 32분


신경숙 작가. 동아일보DB
신경숙 작가. 동아일보DB
신경숙 작가의 ‘전설’ 표절 논란과 관련해 15년 전 같은 작품의 표절 의혹을 제기한 바 있는 정문순 문학평론가는 신경숙 작가가 “표절이란 문제 제기를 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사실상 표절을 인정한 것에 대해 “신경숙 씨가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정 평론가는 23일 ‘한수진의 SBS 전망대’와 인터뷰에서 “전반적으로 표절 혐의 의혹에 대해 긍정하지 않으면서 수긍하지 않으면서 자기변명에 치우치고 있지 않나 하는 인터뷰”라며 신경숙 작가의 애매모호한 화법을 문제 삼았다.

그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를 보면 신경숙 씨 본인이 약자인 것처럼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지적하면서 이번 사건에서 가장 상처를 받은 사람은 ‘독자’라고 강조했다.

신경숙 작가는 23일 경향신문에 실린 인터뷰를 통해 표절 혐의를 사실상 인정하면서 단편소설 ‘전설’을 작품 목록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정 평론가는 신경숙 작가가 “아무리 지난 기억을 뒤져봐도 ‘우국’을 읽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제는 나도 내 기억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해명한데 대해 “이렇게 말함으로써 더 이상 논쟁을 진행하고 싶지 않다는 뜻”이라며 “문제 소재를 불분명하게 만드는 것으로 보통 범죄 가해자가 피해자한테 말하기 쉬운 변명의 일종”이라고 일축했다. 신경숙 작가의 해명과 사과의 진정성을 믿기 어렵다는 것이다.

신경숙 작가가 “창작은 독서의 영향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으며 어떤 생각들은 시대와 국경을 넘어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도 공통점을 갖는다”고 말한데 대해서는 “(작품은) 작가만의 것이 아니니까 표절을 할 수도 있지 않느냐, 저는 이렇게 해석 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 평론가는 신경숙 작가에게 좀 더 분명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그는 “제가 보기에는 명백히 표절이기 때문에 반증할 여지가 없다. 겸허하게 수용하고 반성의 자세가 필요하다”며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라면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판적 태도에 대해 어떻게든 도전하든 수용하든 적극적으로 대응을 해야 한다. 그런 식으로 발뺌하는 것은 온당한 태도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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