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 학부모 수업참관일은 반 전체가 들뜬 분위기였다. 아이들은 답도 모르면서 번쩍 손을 들다 못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손을 들지 않아 되레 눈에 띄던 아이였던 나는 틀린 답을 내고도 다시 손을 드는 친구들이 신기했다. 그랬다. 어릴 적 우리들은 다른 답을 말할 수 있는 기회가 무궁했고 기회를 겁내지 않고 잡을 줄 아는 존재였다. 어른들은 어두운 숲을 보며 ‘험난한 세상 같다’고 하지만 아이들은 울창한 숲 너머로 비치는 손바닥만 한 하늘을 보면서 더 넓은 세계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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