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그림 대작’의혹 조영남 사무실 등 압수수색…조 씨 “화가들 조수 다 쓴다”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5월 17일 08시 27분


조영남 그림, 무명 화가 A씨가 대작한 의혹

화가로 활동하는 가수 조영남이 그림 대작 의혹에 휩싸였다. 사진=동아일보DB
화가로 활동하는 가수 조영남이 그림 대작 의혹에 휩싸였다. 사진=동아일보DB
화가로 활동해온 가수 조영남 씨(71)의 그림들에 대해 ‘대작’ 의혹이 제기돼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춘천지검 속초지청은 17일 조영남 씨의 서울 사무실과 갤러리 등 3곳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수사를 통해 무명 화가 A 씨가 90% 정도 그린 그림을 조 씨가 덧칠을 하는 등 손을 본 후 본인의 작품으로 발표해왔으며, 1점당 10만 원 안팎의 대가를 받고 그려준 이 그림들이 고가에 판매됐다는 의혹에 대해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영남 씨가 화가로서 명성을 얻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화투 그림을 주로 그렸다고 한다.

A 씨는 2009년부터 8년간 300여 점의 그림을 같은 방식으로 그려왔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또 A 씨는 조영남 씨의 매니저와 주고 받은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공개 했다. 해당 메시지에는 ‘20호로 두 개 부탁 드리겠습니다’라는 글과 그림을 찍은 사진 등이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영남 씨는 대작 의혹과 관련해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화가들은 조수를 다 쓴다. 저도 몇 명 있었는데 (A 씨는) 그중에 한 명인데 먹고살 게 없으니까 최후의 방법을 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조수라는 건 내가 시간이 없으니 날 도와 주는 사람이다. 내가 시키는 것만 하는 게 조수다. 내가 먼저 그린 샘플을 주면 똑같이 그려야 한다”고 말했다.

조영남 씨는 오리지널은 자신이 그렸다고 강조하면서 “오리지널은 내가 그린 것으로 내가 갖고 있다. 그걸 찍어 보내 주면 똑같이 그려서 다시 보내 준다. 그리고 내가 손을 다시 봐서 사인을 하면 내 상품이 되는 것이다. 그것은 판화 개념도 있고 좋은 것을 여러 사람이 볼 수 있게 나눈다는 개념도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에 따르면 만약 압수된 그림이 A 씨의 것으로 확인되면 조씨는 사기혐의를 받을 수 있다.

검찰은 압수한 그림을 조사한 후 조씨의 소환을 결정할 예정이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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