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사람도 천 번 생각하다보면 한 번 정도는 취할 만한 생각이 있다는 말로, ‘우자천려, 필유일득(愚者千慮, 必有一得)’의 줄임말이다. ‘천려일실(千慮一失)’과는 반대되는 말이다.
사기 회음후열전에 이런 내용이 있다. 한(漢)나라 대장군 한신(韓信)이 조(趙)나라 군대 20만 명을 배수진(背水陣)을 쳐 물리치고 명장 이좌거(李左車)를 사로잡게 된다. 이좌거의 역량을 아는 한신은 그에게 북쪽 연(燕)나라와 동쪽 제(齊)나라를 이길 수 있는 방법에 관해 의견을 구하기도 했으나 그는 패장불가이언용(敗將不可以言勇·패배한 장수는 용기를 말하지 않는다)이란 말만 하면서 좀처럼 마음의 문을 열지 않다가 마침내 이렇게 말했다.
“신이 들으니, ‘지혜로운 사람도 천 번 생각에 한 번의 실수가 있을 수 있고, 어리석은 사람도 천 번 생각하면 한 번은 얻음이 있을 수 있다(智者千慮, 必有一失; 愚者千慮, 必有一得)’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미치광이의 말도 성인은 가려서 듣는다’고 하였습니다. 신의 계책이 반드시 채용될 만한 것은 못 되지만 그래도 충심껏 아뢰겠습니다.”
이좌거의 말은 겸허한 듯하면서도 스스로에 대한 대단한 자부심이 깔려 있다. 왜 이좌거가 마음의 문을 열었을까. 바로 한신의 이 말 때문이었다.
“내가 들은 바로는 현인 백리해(百里奚)가 우(虞)나라에 살 때는 우나라가 망하였으나 진(秦)나라에 있자 진나라가 제후들의 우두머리가 되었다고 합니다. 백리해가 우나라에 있을 때는 어리석은 사람이다가 진나라에 가니까 지혜로운 사람이 된 것이 아닙니다. 군주가 그를 등용했는지 등용하지 않았는지, 또 그의 말을 받아들였는지 받아들이지 않았는지에 달렸을 뿐입니다. 만약 성안군이 당신의 계책을 들었더라면 나 같은 사람은 이미 포로가 되었을 것입니다. 성안군이 당신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당신을 모실 수 있게 되었을 뿐입니다. 마음을 다하여 당신의 계책을 따르겠으니 부디 사양하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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