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중의 한자로 읽는 고전]<29>우직지계(迂直之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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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10일 03시 00분


迂: 멀 우 直: 곧을 직
之: 어조사 지 計: 꾀 계


먼 길로 돌아가면서도 곧바로 가는 것과 같은 우회하는 방법으로 목표를 달성한다는 의미다. ‘迂’는 구불구불하여 돌아가는 길이고 ‘直’은 곧은길이니, 목적을 위해서 수단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간단히 '우직' 혹은 '이우위직(以迂爲直)'이라고도 한다.

“군쟁 중에서 어려운 점은 먼 길을 곧은길로 삼고, 근심거리를 오히려 이로움으로 삼는 것이다. 따라서 그 길을 구불구불 가는 것처럼 하여 적을 이익으로 유인하면 나중에 출발한 군대가 먼저 도착하는 것이니 이는 우직지계를 안다고 하는 것이다.(軍爭之難者, 以迂爲直, 以患爲利. 故迂其途, 而誘之以利, 後人發, 先人至, 此知迂直之計者也)”-손자병법 군쟁(軍爭)편

손자의 말처럼 장수란 군대를 출동시킴에 있어 우회(迂廻)의 전략을 취함으로써 바로 적의 허를 찌르라는 것이다. 즉 적의 눈과 마음을 빼앗아 아군의 기동을 눈치 채지 못하게 하는 것이니 나중에 출발해도 먼저 도착한다는 뜻이다. 즉 적이 예측한 방향과 정반대 방향으로 기동하는 것이다. 상대가 보기에 도무지 불가능한 기동을 택하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전쟁의 승리로 귀결된다는 말이다.

쌍방의 군대가 서로 승리를 다투어 전쟁에서 먼저 기회를 잡아 유리한 장소와 시간을 장악하는 것이야말로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핵심이다. 적군과 아군 가운데 누가 이러한 지점에 먼저 도착할 수 있고, 유리한 시간에 상대를 공격할 수 있는지가 승패를 좌우하는 관건이라는 것이다. 유리한 시간이란 사기가 충만한 군대로 이미 지친 적을 상대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유리한 지점이란 우세한 병력을 취약한 환경에 처한 적진에 투입하는 것을 뜻한다. 아군이 유리한 지형을 선점(先占)하게 되면 적을 견제하기는 쉽다. 물론 그 전제는 적의 예측을 뒤흔드는 변화무쌍한 전략과 전술을 수립하는 것이다. 상황의 변화에 따른 무궁무진한 용병의 원칙에서 중심은 바로 ‘우직지계’인 셈이다.

김원중 건양대 중국언어문화학과 교수

#한자#김원중의 한자로 읽는 고전#우직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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