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 한 일 手: 손 수 獨: 홀로 독 拍: 칠 박
雖: 비록 수 疾: 빠를 질 無: 없을 무 聲: 소리 성
군신관계의 원만한 조화와 협력의 중요성을 비유적으로 말한 것으로 한비자 ‘공명(功名)’ 편에 나오는 말이다. 군주가 신하를 내치면 자신도 버려지므로, 군주는 신하와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게 되었을 때 한 걸음 물러나 조정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갑의 관계인 군주의 몫이란 의미다.
한비는 ‘공명’ 편에서 ‘오른손으로 원을 그리고 왼손으로 사각형을 그리면 양쪽 다 이룰 수 없다(右手(화,획)圓, 左手(화,획)方, 不能兩成)’고 하면서 억지로 하면 안 되는 것이 있듯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라는 논지다. 그러므로 한비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잘 다스리는 나라의 군주와 신하의 관계를 설정하여 ‘잘 다스려지는 나라에서는 군주는 북채와 같고, 신하는 북과 같으며, 재능은 수레와 같고, 임무는 말과 같다(君若부, 臣若鼓, 技若車, 事若馬·한비자 공명 편)’고 하면서 유기적인 조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하가 군주의 신임을 얻었다고 해서 교만한 것도 안 되지만 군주 역시 오만을 경계하고 겸허의 미덕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하는 겸허한 자세로 군주의 그림자인 참모로 살아가는 법을 익혀야 하고 때로는 적절한 자기 연출도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요임금이 남면(南面)해서 군주로서 명예를 지킬 수 있었던 까닭이고, 순임금이 북면(北面)하여 신하의 자리에서 공을 세울 수 있었던 이유다. 물론 한비가 내세운 현명한 군주의 조건은 천시(天時) 민심(民心) 자질(資質) 권세(權勢) 등 네 가지였다. 천시는 바로 군주가 얻는 행운이며, 민심은 얻으면 모든 일이 순조롭게 해결되고, 자질은 군주의 기본적인 능력의 문제다. 그런데 권세가 없으면 아무리 현명한 군주라고 해도 신하에 대한 통솔력을 발휘하지 못해 성과를 내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의 정치도 마찬가지다. 모든 것은 구성원 간의 원만한 협력관계 속에서 이루어진다. 태산 같은 공적을 세우는 것도 결국 사람 몫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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