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물을 고쳐 재기(再起)한다는 의지를 표현한 말로 개과천선(改過遷善), 개사귀정(改邪歸正)과 같은 말이다. 사기 ‘편작·창공열전’에 나오는 말로서 명의 태창공(太倉公) 순우의(淳于意)의 막내딸이 황제에게 올린 글에서 나온 말이다. 순우의는 이런 사람이다. 그는 젊어서부터 의술을 좋아하여 고후(高后·여태후) 8년에 같은 고향 원리(元里)의 공승(公乘)인 양경(陽慶)에게서 의술을 배웠다. 그 당시 양경은 일흔이 넘었는데도 아들이 없었으므로 순우의에게 이전에 배운 의술을 모두 버리게 한 뒤 다시 자신의 비밀스러운 의술을 모두 가르쳐 주고, 황제와 편작이 지은 맥서를 전해 주었다. 얼굴에 나타나는 다섯 가지 색깔로 질병을 진단하여 환자의 생사를 알고, 의심스러운 증세를 판별해 치료법을 결정했으며, 약리(藥理)에 관한 견해는 매우 정밀했다. 순우의는 이것들을 전수받은 3년 동안 남을 위하여 병을 치료하고 생사를 판단해 주기도 했는데, 효험을 많이 보았다. 그러나 그는 여기저기 제후국들을 돌아다니며 자기 집을 집으로 생각하지 않았고, 어떤 때는 사람에 따라 질병을 치료해 주지 않았으므로 많은 환자들이 그를 원망했다.
문제(文帝) 4년에 어떤 사람이 순우의를 고발하는 글을 올려 형죄(刑罪·신체를 불구로 만드는 형벌)에 처해지게 되었다. 그는 역마(驛馬)를 이용하여 서쪽 장안으로 압송되었다. 순우의에게는 딸이 다섯이나 되었는데 순우의가 사내아이를 낳지 못해 쓸모가 없다고 탄식하자 막내딸이 관청의 노비가 되어 아버지의 형죄를 속죄하게 해 달라고 간청했던 것이다. 그 내용 중에 나오는 구절이 바로 이것이다.
“소첩이 매우 비통한 것은 죽은 자는 다시 살아날 수 없고 형죄를 받은 자는 다시 이전처럼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비록 허물을 고쳐 스스로 새롭게 하고자 하나 그렇게 할 방법이 없으니 끝내 기회를 얻을 수 없을 것입니다(妾切痛死者不可復生而刑者不可復續, 雖欲改過自新, 其道莫由, 終不可得).”(사기 ‘편작·창공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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