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가는 대로 따라가도 마음과 서로 호응한다는 말로, 일하는 게 매우 능숙하여 자연스럽다는 뜻이다. 득심응수(得心應手)라고도 한다. 장자(莊子) 외편(外篇) 천도(天道)편에 나오는 말이다.
제(齊)나라 환공(桓公)이 대청 위에서 글을 읽고 있을 때 윤편(輪扁)이 뜰아래에서 수레바퀴를 깎고 있었다. 그가 망치와 끌을 놓고 올라와서 환공에게 “왕께서 읽고 계신 것이 무슨 말씀이신지 감히 여쭙고 싶습니다”고 하자 환공은 “성인의 말씀”이라고 했다. 다시 되묻는 말이 “성인은 살아있는 분이냐”고 하자 “이미 죽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렇다면 옛사람의 찌꺼기 혼백일 뿐이라고 한마디를 덧붙이자, 환공은 대뜸 수레바퀴공 따위가 어찌 논의에 끼어드느냐면서 근거를 대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고 했다. 그러자 윤편의 대답은 이러했다.
“신은 신이 하고 있는 일로 그 일을 보았습니다. 수레바퀴를 깎을 때 엉성하게 깎으면 헐렁해져 견고하지 않고, 꼭 끼게 깎으면 빠듯해서 서로 들어맞지 않습니다. 엉성하지도 않고 꼭 끼지도 않으며 그것을 손에 익고 마음에 호응하여 이루어지는 것이지, 입으로 말할 수 없습니다(不徐不疾 得之於手 而應於心 口不能言). 거기에는 법도가 존재하기는 합니다만 저는 그것을 제 아들에게 가르쳐 줄 수 없고, 제 아들도 그것을 제게서 배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나이 칠십 노인이 되도록 수레바퀴를 깎고 있는 것입니다. 옛사람과 그의 전할 수 없는 정신은 함께 죽어 버린 것입니다. 그러니 주군께서 읽고 계신 것은 옛사람들의 찌꺼기 혼백일 뿐입니다.”
즉 오랜 기간 동안 전심(專心)과 자기 수양의 과정을 거치면서 손과 마음이라는 감각을 터득한 뒤라야만 어떤 얽매임도 없는 경지에 올라설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음과 손이라는 감각, 천지자연의 이치에 순응하는 것이기 때문에 막히거나 걸리지 않는다는 논리이다. 그러니 윤편이 보기에 과거의 틀에 사로잡혀 그저 옛사람의 죽은 글을 통해 도를 깨치려 드는 것이 어리석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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