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vs 알파고 9일 ‘세기의 대국’]
5전 3선승 아닌 5국까지 모두 둬… 구글, 美서 알파고 프로그램 돌려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의 바둑프로그램 알파고의 5번기 대결이 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시작된다. 인공지능이 과연 바둑의 인간 최고수를 능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국과 관련한 궁금증을 Q&A로 풀어본다.
Q. 5번기 일정을 설명해 달라.
A. 9일 1국을 시작으로 10, 12, 13, 15일 오후 1시에 둔다. 보통 일반 기전에서 5전 3선승제(한쪽이 3번 이기면 나머지 대국을 두지 않음)지만 이번엔 5국까지 모두 둔다. 구글 측이 데이터를 더 많이 확보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Q. 제한시간 2시간과 1분 초읽기 3회는 어떻게 결정됐나.
A. 지난해 10월 알파고와 판후이 2단의 공식 대국 당시 제한시간이 1시간에 30초 초읽기 3회였던 점과 비교하면 딱 2배로 늘었다. 일반적으로 제한시간이 길어지면 알파고가 유리하다고 본다. 왜냐면 그만큼 알파고가 승패를 시뮬레이션할 시간이 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9단도 속기보단 2, 3시간 바둑을 선호한다. 초읽기로 인한 실수를 줄이겠다는 뜻도 있다. 쌍방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Q. 어떤 방식으로 대국하나.
A. 알파고를 대신해 알파고 개발팀의 일원인 대만계 아자 황(아마 6단)이 이 9단 앞에 앉아 알파고가 둔 수를 대신 바둑판에 놓는다. 또 이 9단이 둔 수를 컴퓨터에 입력한다. 미 중서부 구글 클라우드에서 알파고 프로그램을 돌린다. 그래서 이 9단이 불리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과거 체스 세계챔피언을 이긴 딥블루는 대용량 컴퓨터 한 대였다. 알파고는 구글 클라우드의 수많은 컴퓨터를 활용해 대국 도중 수백만 번의 시뮬레이션을 한다.
Q. 왜 중국 룰로 대결하나.
A. 알파고를 개발할 때 중국 룰을 적용했다. 그래서 덤이 한국 룰보다 한 집 많은 7집 반이고 계가도 중국 방식으로 한다.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지금 프로그램 시스템을 바꿀 수가 없어 중국 룰로 할 수밖에 없다고 양해를 구했다. 이 9단도 동의했다. Q. 상금 외에 대국료(2만 달러)와 승리수당(3만 달러)이 판마다 추가 지급된다.
A. 원래 프로 기전에서도 상금 외에 판마다 대국료가 별도로 지급되고 승패에 따라 액수도 다르다. 그런 개념을 적용해 한국기원에서 요구했다. 이 9단이 5-0으로 이기면 총 125만 달러(약 13억7500만 원·상금 100만 달러+대국료 10만 달러+승리수당 15만 달러)를 받는다. 계약 당시 환율을 1100원으로 고정했다.
Q. 알파고의 실력은 어느 정도인가.
A. 판후이 2단과의 대결을 보면 이 9단과 같은 프로정상급 기사와는 두 점 이상 놔야 할 수준이었다. 그러나 당시에도 국지전의 수읽기는 프로 기사와 큰 차이가 없었다. 또 지난해 10월 이후 매일 수백만 국의 대국을 시뮬레이션하며 실력을 키워 왔다는 게 구글 딥마인드 측의 설명이다. 7일 입국한 하사비스 CEO는 취재진에 “모든 준비가 끝났고 이길 자신이 있다”며 “다만 승률을 정확히 알 수 없어 50 대 50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바둑계에선 5개월 만에 프로정상급과 맞붙을 실력까지 오르기는 힘들다고 보고 이 9단과 정선 치수(덤 없이 흑을 잡고 두는 것) 정도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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