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알파고 열풍’ 여전… 新성장산업 투자상품 잇단 출시
전기차-2차전지-사물인터넷 등… 미래 먹거리 묶어놓은 상품도
5년 이상 멀리 보고 투자해야
지난달 28일 정부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신약 등 새로운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 패키지를 내놓자 미래 성장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저성장이 고착화하면서 ‘신(新)성장동력 찾기’가 지구촌 경제의 화두로 떠오른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저금리 시대에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한 신성장산업에 대한 투자 수요가 커지고 있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도 관련 투자 상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 ‘알파고 열풍’에 로봇 투자 관심 쑥쑥
3월 이세돌 9단과 구글의 AI ‘알파고’가 세기의 바둑 대결을 벌인 뒤 AI를 포함한 로봇산업이 금융투자업계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달 AI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에 10년 이상 장기 투자하는 랩어카운트인 ‘하나인공지능1등주랩’(가칭)을 내놓을 계획이다. 무인자동차, 헬스케어, 증강현실, 드론 등 AI와 빅데이터 기술이 접목된 신산업이 발전하면서 세계 AI 시장이 향후 10년간 3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 페이스북, 바이두 등 글로벌 기업들이 투자 대상이다. 하나UBS자산운용과 손잡고 같은 콘셉트의 펀드도 내놓는다.
삼성자산운용은 3월 로봇산업에 투자하는 사모펀드 ‘삼성 픽테 로보틱스 플러스’를 선보였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픽테의 로보틱스 펀드에 재투자하는 상품으로 전 세계 로봇공학 테마 주식을 주로 담는다. 일본 화낙(Fanuc), 미국 인튜이티브 서지컬(Intuitive Surgical) 등 전 세계 로봇기업 주식 등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
미국에 상장된 로봇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것도 로봇산업에 손쉽게 투자하는 방법이다. 로보인덱스ETF(ROBO Global Robotics and Automation Index ETF)는 로봇·자동화 기업지수와 연계한 ETF다. 미국 일본 독일 등의 세계 로봇산업을 이끄는 기업 80여 곳이 포함돼 있다. ○ 신성장산업도 골고루 분산투자
여러 신성장산업 부문에 골고루 투자하는 상품들도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글로벌그로스펀드’는 거시경제 환경 변화로 미래 성장성이 큰 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혁신기술 발달, 인구고령화, 신흥국 중산층 확대 등 분야별로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들이 투자 대상이다. 동부자산운용의 ‘신성장포커스펀드’는 국내 신성장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바이오헬스케어, 가정식대체식품(HMR) 등 가공식품, 중국 소비 관련 종목들도 투자 대상이다.
신성장산업군을 묶은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증권(ETN)도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국내에서 주목받고 있는 신성장산업군 7개를 상품화한 테마형 ETN을 선보였다. 전기차, 2차전지, 핀테크, IoT, 고령화, 수자원, HMR 등이 투자 대상에 포함됐다.
신성장산업에 대한 투자는 긴 안목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투자로 적합하나 1년 미만의 단기 투자로는 성과를 보기 어렵다”며 “초우량 글로벌 기업에 5∼10년 이상 장기 투자해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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