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한반도에서 지진 발생이 빈번해지고 있다. 1월부터 이달 27일까지 발생한 지진 횟수가 지난해 전체 수준을 넘어섰다. 27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27일까지 한국에서는 육지에서 24회, 바다에서 23회 등 총 47회의 지진이 관측됐다. 이는 지난해 총 지진 관측 횟수인 46회보다 많은 것이다. 또 기계를 이용해 지진 관측을 시작한 1978년부터 2008년까지의 평균인 연 26.32회보다 78.6% 많은 수치다.
올해 발생한 지진 중 가장 규모가 가장 큰 것은 5월 2일 경북 안동시 서남쪽 2km 지점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4.0의 지진이었다. 리히터 규모 4.0 정도의 지진은 밤에 잠자던 사람이 진동을 느끼고 깨거나 정지한 차의 흔들림이 보이는 수준의 진동을 동반한다.
사람이 지진을 느낄 수 있는 수치로 분류되는 리히터 규모 3.0 이상의 지진은 총 5회, 3.0 미만은 42회였다. 유용규 기상청 지진감시과장은 “지진관측소가 1998년까지는 12곳에 불과했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늘려 현재는 47곳을 운영하고 있다”며 “관측시설이 보강되면서 규모가 작은 지진을 관측할 수 있어 지진 관측 횟수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1978∼1998년 관측된 지진 평균 횟수는 19.2건. 이 가운데 리히터 규모 3.0 이상의 지진이 45.9%인 8.8건이었다. 그러나 1999∼2008년에는 평균 41.3건의 지진이 관측됐지만 이 중 리히터 규모 3.0 이상의 지진은 21.5%인 8.9건에 그쳤다.
그동안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 중 규모가 가장 큰 것은 1980년 1월 8일 평북 의주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5.3 지진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2004년 5월 29일 경북 울진 동쪽 80km 해상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5.2 지진이었다.
기상청은 “위험을 느낄 정도의 지진이 발생하면 실내에 있던 사람은 책상이나 식탁 밑으로 들어가 떨어지는 물건을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