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강타한 대지진이 일본 열도와 지구의 자전축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외 언론의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신빙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CNN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지질조사국(USGS)의 지질분석가 케네스 허드넛의 말을 인용해 "이번 지진으로 일본 본토의 지반이 2.4m 정도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USGS는 일본의 한 지역에 설치된 GPS 기준점이 이동한 것을 바탕으로 이같이 밝혔다. 케네스 허드넛은 "땅 덩어리가 전체적으로 밀려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며 "강한 흔들림으로 열도 자체가 움직인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윤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국토지질연구본부 책임연구원은 "지진이 발생한 지역 주변은 변형될 수 있지만 열도 전체가 움직였다는 것은 과장"이라며 "지금도 여진으로 인해 지면이 흔들리고 있어 GPS 측정값의 신뢰도를 다시 검증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도 "지진이 일어난 단층면에서는 일부 이동가능성이 있지만 이곳에서 멀어지면 이동거리가 급속도로 감소한다"며 "예를 들어 이번 지진이 일어난 곳에서 가장 가까운 센다이 지역에서조차 이동했을 가능성이 적다"고 덧붙였다.
또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국립지구물리·화산학 연구소(INGV)는 "이번 지진으로 지구의 자전축이 10㎝ 정도 이동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INGV는 2004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에서 지진이 일어났을 때도 자전축이 이동했다고 발표했지만 수개월 뒤 다시 측정한 결과 변화가 없었다. 이번에도 일시적으로 변했을 수는 있지만 지진의 여파가 가신 뒤 다시 측정해야 정확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지진이 백두산의 화산폭발에 영향을 미친다는 설도 신빙성이 없다. 윤성효 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는 "출처가 불분명한 유언비어일 뿐"이라고 단정했다. 이윤수 연구원도 "이번 지진이 일어난 곳은 백두산과 거리도 멀고 깊이도 얕아 백두산의 열원인 마그마 층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다만 이번 지진이 일본의 화산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는 지속적으로 관측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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