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추스르기’ 빨라진 발걸음
20일 오전 경주 방문 전격 결정… 월성 원전도 들러 “실수 용납 안돼”
24일엔 3년 반만에 장차관 워크숍… 북핵 해법 점검… 내각 기강 다지기
더민주 추미애 대표도 경주 찾아
북한의 5차 핵실험과 지진 등으로 흔들리는 민심을 추스르기 위한 박근혜 대통령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20일 지진이 잇따르고 있는 경북 경주를 전격 방문했다. 24일에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이 참석하는 워크숍을 열기로 했다. 최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갈등,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관련 의혹, 한진해운 사태에 이어 북한의 핵실험과 지진까지 더해지면서 어수선해진 민심을 가라앉혀 임기 말 국정 운영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 박 대통령 “제로베이스에서 지진 대책 만들어야”
민방위복 점퍼에 회색 바지 차림으로 경북 경주시 황남동 한옥마을을 찾은 박 대통령은 최양식 경주시장으로부터 피해 및 복구 상황을 보고받은 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는 것을 검토하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국민안전처는 피해 조사가 끝나는 대로 중앙안전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대통령에게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건의하고, 정부는 다음 주 경주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이어 “행정력을 다 동원해 제로베이스에서 지진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하는 대책을 잘 만들어 신속하게 실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피해 주민들을 위로한 뒤 “이번 일을 계기로 지진은 물론이고 다른 재난에 대해서도 어떻게 현장에서 대응해야 하는지 매뉴얼을 세세하게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또 월성 원전을 방문한 자리에서 “원전 시설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므로 한 치의 실수도 있을 수가 없다”며 “앞으로 (리히터 규모) 6.5 이상의 지진이 났을 때 우리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하는 것도 국가적인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날 방문은 박 대통령이 오전에 지시하면서 갑자기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례 없는 대형 지진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그만큼 심각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야당도 신속하게 움직였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같은 당 의원 8명과 경주 월성 원전을 방문한 자리에서 “지질조사를 통한 지질지도를 구축하고 원전을 지을 때 지진 보완에 대한 장기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재난경보를 방송으로 알리는 긴급방송 등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예산이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3년 반 만에 장차관 워크숍 개최
박 대통령이 장차관 워크숍을 여는 것은 취임 직후인 2013년 3월 16일 이후 3년 6개월 만이다. 당시에는 새 정부 출범을 맞아 창조경제, 국민행복, 문화융성 등의 국정기조를 논의하는 데 집중했다.
반면 이번에는 경제·안보 이중 위기 속에 임기 말로 접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내각의 기강을 확립해 국정 과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자는 데 무게가 실려 있다. 이번 워크숍에선 북핵 및 안보 문제가 가장 중요한 안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그동안 박근혜 정부의 성과를 점검하고 경제 재도약과 성장동력 확보, 향후 국정 운영 전략 등에 대해서도 토론이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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