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으로 LG전자 스마트폰 신제품 G6를 내보이는 조준호 MC사업본부장의 손끝이 떨렸다.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개막을 하루 앞둔 26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산 호르디 클럽’, G6 실물이 처음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전 세계 미디어·모바일 업계 관계자 2000여 명의 눈이 일제히 G6에 쏠렸다. 전작 G5의 실패를 의식해 LG전자가 절치부심 끝에 내놓은 결과물이다.
LG전자는 스마트폰 화면 크기에 집중했다. 대다수 소비자들이 큰 화면을 원하면서도 스마트폰 크기가 커지는 것은 꺼린다고 봤다. G6는 위아래로 길어진 18대9 비율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화면을 제외한 테두리 폭을 최대한 좁히고 화면만 넓혔다.
조 사장은 “한 손으로 다루기 쉽도록 스마트폰 크기는 유지하면서 화면만 넓힌 ‘풀비전(FullVision) 디스플레이’ 기술이 이용자에게 새로운 시각적 경험과 사용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G6 화면은 두 개의 정사각형을 위아래로 세운 것과 같다. 이용자들은 화면을 정확히 반으로 나눠 두 가지 작업을 동시에 할 수 있다. 유튜브를 보면서 네이버 검색을 할 수 있고, 인터넷 기사를 보면서 카카오톡을 할 수도 있다.
베젤이 얇아지고 화면 크기가 커진 만큼 외부 충격에 더 약한 것은 아닐까. LG전자는 이를 의식한 듯 공개 행사에서 G6 안전성을 설명하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LG전자 측은 “화면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해 스마트폰 모서리와 화면 사이 거리를 넓혔고, 혹독한 품질 테스트를 거쳤기 때문에 품질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후면 카메라 성능도 개선했다. 전면에는 100도 광각카메라를 탑재해 셀카봉 없이도 여러 명이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했다. 후면에도 125도 광각카메라를 달았다. 화면이 커진 만큼 다양한 기능도 추가했다. 16대9 화면으로 사진을 찍으면 화면 한 편에 필름처럼 사진이 늘어서게 했다. 찍은 사진을 보려고 갤러리를 수시로 오가는 수고를 덜게 했다. 최고 등급(IP68) 방수방진 기능도 갖췄다.
1년 넘게 공개를 미뤄왔던 모바일 결제서비스 ‘LG페이’도 곧 모습을 드러낸다. 이날 LG전자는 “6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LG페이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고 밝혔다. 일반 카드 결제기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 결제하는 방식이다. LG페이 서비스는 G6 기기부터 이용할 수 있다. G5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삼성전자와 애플을 뒤쫓는 ‘후발주자 LG전자’로서는 제품 차별화 방식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G4에서 스마트폰 뒷면에 가죽 소재를 입힌 것도, G5에서 모듈형 방식을 택한 것도 사실 차별화를 강조해야하는 ‘후발주자의 딜레마’ 탓이 컸다. 그러다보니 고객의 기본적인 요구는 간과했고, 매번 시장에서 외면 받았다.
색다른 변화보다 화면, 카메라, 내구성 등 기본에 충실한 6번째 G시리즈는 LG전자 모바일 사업의 부활을 믿고 기다리는 사람들의 기대를 채워줄 수 있을까. G6는 3월 10일 국내 판매를 시작한다. 출고가는 80만 원 후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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