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인공지능(AI), 자동화는 더 이상 상상이 아닌 현실이다. 급변하는 이때에 미래를 위해 필요한 교육은 무엇일까? 현재 초등학생은 2030년대 대학을 졸업하고 2060년 이후까지 직장 생활을 한다. 그때가 되면 어떤 직업적 역량이 요구될지 정확한 예측은 어려우나 현재와는 분명히 다르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변화할 것이다.
하지만 실상을 보자. 2019년 현재 대부분 학교의 교육 과목은 놀랍게도 1919년에 가르쳤던 과목과 거의 같다. 교육 전문가들은 ‘가르치는 방법’에 대해 많은 논의를 하지만 ‘가르치는 내용’에 대한 논쟁은 거의 없다. 문제해결 능력과 창의적 사고, 디지털 기술과 협동 등은 나날이 중요해지는 역량이지만 교육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고, 심지어 디지털 기술은 ‘창조’하는 방법이 아닌 문서 작성이나 프레젠테이션 등 ‘사용’하는 방법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일선 학교는 소프트웨어(SW) 교육을 핵심 교과로 포함해야 한다. 여기서 SW 교육이란 코딩뿐 아니라 컴퓨팅 사고력, 데이터 분석, AI, 기계학습, 사이버 보안, 네트워킹, 로보틱스 등을 포함한 개념이다. SW 교육은 창의력과 문제해결 능력, 윤리 의식, 협업 능력을 향상시키고 예술, 디자인, 언어, 의학, 법률 등 다른 분야를 공부할 때 훌륭한 밑거름이 된다. SW 교육은 미래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게 하는 것이다.
나는 이란 테헤란에서 태어나 이란·이라크전쟁을 겪었다. 내가 다닌 학교는 SW 수업이 없어 집에서 혼자 코딩을 익혔다. 미국에 이민 온 뒤 학비를 벌기 위해 SW 엔지니어 아르바이트를 하며 하버드대에서 컴퓨터공학 석사를 마치고 이를 계기로 마이크로소프트에 입사하여 경영진에까지 올랐다. 나에게 펼쳐진 이 놀라운 기회는 바로 SW를 공부한 덕분이다.
나는 2013년 쌍둥이 형 알리 파토비와 코드닷오아르지(Code.org)를 설립했다. Code.org는 전 세계 모든 학생에게 SW 교육의 기회를 열어주겠다는 목표로 설립된 비영리 교육단체다. 미국의 초중등학교에 선도적인 SW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있으며 미국 학생 중 약 40%가 Code.org에 가입돼 있다. 또한 SW 입문 과정을 1시간가량 설명하는 이른바 ‘코드의 시간(Hour of Code)’이라는 캠페인 동영상은 전 세계 인구가 8억 시간 이상 시청하며 대표적인 글로벌 캠페인으로 자리 잡았고 한국인 시청자도 수백만 명에 이른다.
현재 각광받는 직업이 미래에도 유망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절대적으로 분명한 한 가지는 바로 SW와 관련된 직종은 앞으로 점점 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이미 세계적인 혁신의 중심지인 한국에서, 모든 학교의 모든 학생이 SW 교육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사실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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