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36년 팔린 위장약서 발암우려물질, 불안 덜 대책 내놔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28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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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는 26일 국내서 시판 중인 ‘잔탁’ ‘큐란정’ 등 위장약 269개 품목의 판매를 잠정 중지했다. 위장약 원료인 라니티딘 속에 발암우려물질인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허용기준(0.16ppm)을 초과해 검출된 데 따른 조치다. 식약처는 14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라니티딘에서 NDMA가 미량 검출됐다고 발표한 이후 두 차례에 걸쳐 라니티딘 원료의약품 7종을 전수 조사했다. 같은 약이라도 제조번호별로 0∼53.5ppm까지 편차가 컸으나 7종에서 예외 없이 NDMA가 나왔다.

국제암연구소가 분류한 2A급 발암우려물질인 NDMA는 흡연이나 생선 요리 등 일상에서도 쉽게 노출된다. 단기간 복용만으로 암이 발생할 가능성도 낮다. 그러나 역류성 식도염, 위궤양 등에 워낙 흔히 처방돼 현재 복용 중인 환자만 144만 명에 달할 만큼 널리, 자주 사용된다. 만성질환자들이 위염 예방을 위해 처방약과 함께 복용하는 경우도 많다. 더욱이 오리지널약인 ‘잔탁’은 출시 36년이 지나 장기간, 다수에게 광범위한 복용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많은 소비자들은 걱정이 앞설 것이다.

식약처는 라니티딘 인체 영향 평가를 하겠다고 밝혔는데 안전성 검증을 서둘러 국민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 이번에 NDMA가 검출된 라니티딘은 국내산이 1종, 인도 스페인 등 외국산이 6종이었다. 수입 원료의약품은 현지 제조업체의 자체 위해성 검사에 의존하는 실정이라 제조공정이 바뀌거나 문제가 발생해도 인지하기 쉽지 않다. 식약처는 외국 기관이 발표하면 뒤늦게 판매를 중지시키는 사후약방문만 쓸 것이 아니라 원료의약품의 사전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식약처가 이런 전문성을 갖추지 못하면 국민 건강과 제약업계에 미치는 손실이 너무 크다.
#잔탁#큐란정#발암우려물질#n-니트로소디메틸아민#국제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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