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조-윤 大戰’ 예견 김종민 변호사 “수사지휘 배제 제안…조국, 靑조율 끝났다 봐야”

  • 신동아
  • 입력 2019년 9월 19일 10시 30분


코멘트

● “조국 임명으로 문재인 정부 몰락 가속화할 것”
● 조국 펀드 ‘정권 핵심 멤버 자산 증가’ 프로젝트?
● 변질된 386, 진영 논리 벗어나 초심으로 돌아가라
● 조국 ‘인사통제’로 윤석열 힘 빼려 하면 검찰 내 역풍 맞을 것
● 文 정부 공수처 발상, ‘중국식 공안통치 체제’와 똑같아
● 정권과 검찰의 전면전, 10월 안에 끝난다

[지호영 기자]
[지호영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의혹 수사가 숨 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조 장관 5촌 조카가 구속됐고,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 소환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조 장관 자신도 민정수석 시절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그러나 조 장관은 장관직 수행에 문제없다는 태도로 일관한다.

취임 첫날 그는 ‘검찰개혁 추진지원단’ 구성을 지시했다. 이튿날엔 “검사를 대상으로 한 감찰 활성화” 지시를 내놨다. 9월 16일 나온 세 번째 공식 지시는 “검찰 조직 문화 및 근무 평가 제도 개선을 위해 ‘검사와의 대화’ 자리를 마련하라”였다. 세 지시 사항 모두 ‘검찰개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조국, 어서 짐을 내려놓아라”

조 장관은 그동안 딸 입시, 사모펀드 투자, 웅동학원 운영 등에 대한 의혹으로 사퇴 요구가 나올 때마다 같은 태도를 보였다. 후보 시절이던 8월 25일 “저와 제 가족이 고통스럽다 해서 제가 짊어진 짐을 함부로 내려놓을 수 없다”고 한 게 대표적이다. 조 장관은 그 이유로 “권력기관 개혁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를 이행하라는 국민의 뜻”을 들었다.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 출신인 김종민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이에 대해 “그 짐은 조 장관 몫이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김 변호사는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 방향을 일찌감치 예견한 인물로 손꼽힌다. 8월 27일 검찰은 조 장관이 투자한 사모펀드사와 웅동학원, 고려대 등 그동안 의혹이 제기된 여러 장소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냈다. 전방위 압수수색이었다. 많은 사람이 검찰 의도를 파악하지 못해 허둥댔다. ‘문재인의 윤석열’이 ‘조국’을 공격하는 그림을 상상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조차 “검찰이 면죄부를 주려고 쇼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그러나 김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그럴 리 없다”고 단언했다. “검찰이 확실한 혐의를 잡고 칼을 뽑아 든 것”이라는 게 그의 의견이었다.

김 변호사는 또 이때 이미 ‘조국 사태’가 윤 검찰총장과 조 장관, 나아가 문재인 정부 전체 사이의 전면전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사모펀드) 투자자가 청와대 또는 정권 실세 386 운동권일 경우 문재인 정권의 몰락은 불가피 할 것”이라고 썼다.

압수수색 이후 약 20일이 흘렀다. 이제는 검찰 수사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를 듣기 어렵다. 정국은 당시 김 변호사가 예상한 대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많은 이가 혼란스러워하던 시기, 어떻게 앞날을 정확히 내다봤느냐는 질문에 그는 “검찰 출신이 가진 촉 같은 것”이라고 답했다.

“검찰개혁 방안, 각론이 틀렸다”

김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21기를 수료하고 법무부 인권정책과장,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등을 지냈다. 재임 중 프랑스 국립사법관학교(ENM)에서 공부하고, 주프랑스대사관 법무협력관으로 일했다.

대륙법계인 우리나라 검찰제도는 유럽, 그중에서도 프랑스 제도와 유사한 것으로 평가된다. 관련 분야 전문가로서 김 변호사는 검찰개혁 논의에 여러 번 참여했다. 2011년 김종구 전 법무부 장관 주도로 출간된 ‘검찰제도론’ 제1장 ‘프랑스의 검찰제도’ 부분을 그가 집필했다. 이 책은 바람직한 검찰개혁 방안을 모색하고자 편찬된 것이다. 2017년에는 문무일 검찰총장이 구성한 검찰개혁위원회에 참여했다. 이 위원회는 외부위원 16명과 내부위원 2명(대검 차장검사·기획조정부장) 등 총 18명으로 구성됐다. 2015년 개업한 김 변호사는 당시 외부위원 중 유일한 전직 검사였다.

그는 “검찰개혁이 필요하다는 데 100% 동의한다. 하지만 조 장관이 자신을 검찰개혁의 적임자로 여기고, 자기가 제시하는 개혁 방안이 ‘지고지선(至高至善)’한 것처럼 주장하는 걸 참을 수 없다”고 밝혔다.

- 조 장관 본인뿐 아니라 정부·여당도 “조국이 장관이 돼야 검찰을 개혁할 수 있다”고 한다.

“그것 때문에 내가 요즘 꼭지가 돌 지경이다. 검찰개혁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조 장관이 얘기하는 검찰개혁 방안은 각론이 잘못돼도 너무 많이 잘못됐다. 게다가 그는 검찰개혁의 적임자도 아니다.”

- 하나씩 짚어보자. 첫째 검찰개혁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는 뭔가.

“그동안 검찰이 잘못한 게 많다. ‘국민의 검찰’이 아닌 ‘정권의 검찰’ 구실을 했다.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 검찰을 크게 개혁해 과거와 완전히 단절되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

- 둘째, 그런데 각론이 틀렸다?

“그렇다. 현재 검찰의 가장 큰 문제는 정권 눈치 보기다. 그걸 고치려면 대통령이 인사권을 무기로 전국 검사를 장악하는 시스템부터 손봐야 한다. 우리 검찰 시스템은 프랑스를 본떠 만들었다. 그런데 프랑스 검찰총장은 전체 검사를 지휘 못 한다. 프랑스에는 고등검찰청이 35개 있다. 법무부 장관은 각 고등검사장을 지휘한다. 전국에 35개의 작은 피라미드가 있는 것이다. 반면 우리는 유신, 5공 때 만든 중앙집권적 시스템을 여전히 갖고 있다.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통해 당기면 전국 검사가 딸려 올라온다. 이걸 손보지 않으면 검찰개혁은 불가능하다.”

-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꿔야 하나.

“첫째, 대통령이 검사 인사에 관여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둘째, 검찰총장에게 집중된 권한을 각 고등검찰청에 분산해야 한다. 하나 추가하자면 셋째로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없애야 한다.

검찰이 지금처럼 수사권, 기소권, 수사지휘권을 다 가지면 통제불능 권력이 될 수 있다. 프랑스 독일 등을 보자. 법적으로는 검사에게 수사권이 있다. 하지만 검찰에 수사 인력이 없다. 검사는 경찰을 지휘해 수사한다. 그래서 검사는 ‘손발 없는 머리’, 경찰은 ‘머리 없는 손발’이라고 부른다. 조 장관은 엉뚱하게도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직접수사는 유지하자고 한다.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보기 어렵다.”

“더러운 손으로는 개혁 못 한다”

- 마지막으로 조 장관이 검찰개혁의 적임자가 아니라고 보는 이유는 뭔가.

“더러운 손으로는 개혁을 완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공무원 생활하며 마음에 품은 생각이 두 가지 있다. 첫째 ‘사람은 큰 바위에 걸려 넘어지는 게 아니라 작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다’. 둘째, ‘공직자는 밤에 발 뻗고 잘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비춰볼 때 조 장관은 기본 자격이 안 된다.

그는 민정수석 취임 두 달 만에 지금 온갖 의혹이 제기되는 바로 그 사모펀드에 가입했다. 나로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다. 심지어 약정 금액이 전 재산보다 18억이나 많다. 그게 정상적인가. 보통 사람은 만에 하나 펀드 투자를 한다 해도 재산의 10분의 1, 아니 20분의 1 이상 못 넣을 거다. 이미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편법과 불법이 의심되는 정황이 너무 많다. 자녀 대입과 웅동학원 운영 관련 의혹도 차고 넘친다. 그런 행동을 아무 죄의식 없이 한 사람이 대한민국 법질서를 수호하는 법무부 장관직을 맡는 게 가당한가.”

- 문재인 대통령은 조 장관을 임명하며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했는데.

“요즘 문 대통령을 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생각난다. 지금 그 발언도 우병우 민정수석을 감싸며 박 대통령이 한 말과 다르지 않다. 우 수석에 대한 온갖 의혹이 제기됐을 때 박 대통령이 딱 잘라냈다면 지금 같은 상황이 벌어졌을까. 왜 같은 잘못을 반복하는지 모르겠다.

조 장관 임명은 이 정부의 도덕성을 보여주는 리트머스 시험지다. 나는 문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던 사람보다 그의 지지자들이 오히려 이번 사태에 더 큰 충격을 받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부패한 기득권 자유한국당보다는 그래도 민주당이 낫겠지 하면서 여권에 표를 줬던 사람들 말이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은 정책적인 면에 집중됐다. 이번에 도덕성마저 무너졌다. 나는 조 장관 임명으로 문재인 정부 몰락이 가속화될 거라고 생각한다.”

“검찰, 文 정부 권력형 비리 정조준 해야”
9월 9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후 조국 법무부 장관이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9월 9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후 조국 법무부 장관이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 일각에서는 “조국은 잘못이 없다. 그를 흔드는 수구 보수 세력이 문제”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젊은 시절 정의를 부르짖었던 386 운동권 출신 입에서 그런 얘기가 나오는 데 비애를 느낀다. 나는 1966년생, 85학번이다. 그 시절 운동권 친구들은 정말 대단했다. 열심히 공부해 좋은 대학에 합격하고도 자기가 가진 모든 걸 기꺼이 내던졌다. 반면 나는 사회 현실에 눈감지 못하고, 적극적으로 뛰어들지도 못하는 회색분자였다. 마음속에 늘 운동권에 대한 존중과 부채의식을 갖고 있었다. 그렇게 순수한 마음으로 좋은 세상을 꿈꾸던 이들이 진영 논리에 파묻혀 변질된 걸 보면 안타깝다. 그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들이 꿈꾸던 세상이 이런 거였나.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면서 특권과 반칙으로 부와 권력을 추구하길 바랐나. 그러려고 그때 그렇게 민주와 민중을 외친 건가. 그들은 지금 내 편 네 편을 가르고 국민을 갈등과 분열에 몰아넣고 있다. 다 같이 잘 사는 세상에 대해 얘기하던 대학 시절 모습이 떠올라 씁쓸하다.”

- 조 장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검찰이 전격 압수수색을 실시하자 여권에서는 “서초동에 있어야 할 검찰이 여의도 청문회장까지 왔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검찰이 조 장관 수사를 도구로 사실상 정치를 하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말이 안 되는 비판이다.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하는 건 검찰의 존재 이유다. 문재인 대통령도 윤석열 검찰총장을 임명하며 이것을 강조하지 않았나. ‘시기적으로 왜 하필 그때였느냐’는 질문도 부적절하다. 조 장관 사모펀드 관련 의혹이 제기되고 며칠 만에 핵심 관계자가 해외 도피를 해버린 상황이었다. 청문회를 이유로 압수수색을 미루는 건 검찰이 나서 증거인멸을 돕는 것밖에 안 된다. 검찰이 권력 앞에 엄정하지 못하면 존재 이유를 잃는다.

송광수 전 검찰총장은 ‘소금이 짠맛을 잃으면 길바닥에 버려져 뭇사람들 발에 밟히는 신세가 된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마태오복음 구절을 인용한 것이다. 지금 이 말을 검찰에 들려주고 싶다. 정치권이 뭐라고 하든 결연한 자세로 조국 일가의 범죄와 비리는 물론 권력형 비리 전반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

- 이 사건이 권력형 비리로 번질 수 있다고 보나.

“수사는 생물이다. 어떻게 진행될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개연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앞서 말했듯 조 장관이 민정수석에 취임한 지 두 달 만에 사실상 가족 사모펀드 만들었다. 그리고 현직 민정수석이 투자한 회사가 공교롭게도 관급공사를 싹쓸이했다. 검사라면 누구나 ‘이거 한번 살펴봐야겠다’ 싶을 것이다.

펀드 이름이 ‘블루코어밸류업’인 것도 눈길이 간다. 세간에는 ‘블루’가 블루하우스, ‘코어’는 핵심. 그러니까 이 펀드 이름이 ‘정권 핵심의 밸류를 업하자’라는 뜻을 담고 있다는 우스개가 돌고 있다. 조 장관 관련 각종 의혹을 386 실세들이 똘똘 뭉쳐 엄호하는 걸 보면 의심이 생긴다. 조 장관 사모펀드 수사를 시작으로, 검찰이 현 정부 권력형 비리에 대해 대대적인 수사를 이어갈 수 있을 거라고 본다.”

- 원칙적으로는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을 지휘한다. 조 장관이 있는데 검찰이 정권 비리를 제대로 파헤칠 수 있겠나.

“그거야말로 검찰 하기에 달렸다. 정부는 인사권으로 통제하려 할 거다. 특히 조 장관은 ‘무소불위 검찰을 선출된 권력이 인사권으로 통제해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진 사람이다. 법무부 장관 취임식 때부터 줄곧 인사권 얘기를 하고 있다. 현재 수사의 컨트롤타워 구실을 하는 한동훈 대검 반부패부장을 다른 데로 보내버리는 등, 인사를 통해 수사팀 공중분해를 꾀할 개연성이 있다. 그때 검찰이 흔들리지 않으면 된다. 정권이 검사를 나쁜 보직에 보낼 수는 있어도 함부로 자르지는 못한다. 모든 검사가 검사답게, 자기가 맡은 자리에서 엄정하게 수사하면 권력형 비리도 얼마든지 파헤칠 수 있다.”

김 변호사는 조선 문신 최유해가 충무공 이순신의 말을 정리한 책 ‘행장’의 한 구절을 소개했다. “대장부가 세상에 태어나 쓰이면 죽을힘을 다해 충성할 것이요, 쓰이지 못하면 농사짓고 살면 족하거늘 권세 있는 자에게 비위를 맞춰 구름 같은 영화를 훔치는 건 나의 수치다”라는 내용이다. 그는 “검사들이 이런 마음가짐을 갖고 조 장관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소금이 짠맛을 잃으면…”

- 최근 조 장관 수사와 관련해 법무부 일부 간부가 윤석열 총장을 지휘 라인에서 제외하자고 제안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충격적이다. 일각에서는 강원랜드 채용 비리 특별수사팀 예를 들어 ‘전례가 있다’고 한다. 사실이 아니다. 강원랜드 사건은 당시 춘천지검에서 1차 수사를 했으나 부실수사 논란이 있었다. 또 수사 당사자인 권성동 국회법사위원장이 대검에 외압을 가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공정성 논란을 피하고자 검찰총장 지휘를 받지 않는 특별수사팀을 구성한 것이다. 지금 윤석열 총장이 지휘하는 조국 일가 관련 사건에 1차 부실수사가 있었나. 공정성 시비가 제기된 일이 있나. 현재 검찰은 살아 있는 권력을 상대로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갑자기 총장을 배제하겠다는 건 명백한 수사 방해다.”

- 조 장관은 이 사안에 대해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며 오히려 법무부 검사들을 향해 “예민한 시기인 만큼 다들 언행에 조심해야 될 것 같다”고 했다.

“말이 안 되는 소리다. 나는 검사 시절 법무부에 세 번 근무했다. 법무부 법무심의관실 평검사, 인권정책과장, 그리고 형사사법공통시스템 단장을 지냈다. 법무부 검사의 속성을 잘 안다. 우리끼리는 늘 ‘장관을 두 명 모신다’고 했다.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두 명 사이에서 아슬아슬 줄타기하는 게 법무부 검사한테 가장 중요한 일이다. 법무차관과 검찰국장이 저 정도 얘기를 꺼냈다는 건 장관은 물론 청와대까지 다 조율이 끝났다는 얘기다. 그런 자리에 있는 사람이 개인적 차원에서 아이디어를 냈다? 그걸 누가 믿겠나.”

김 변호사는 “지금 정부가 조 장관을 앞세워 사법 시스템과 법치주의의 근본을 흔들려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국회 패스트트랙에 올라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 “중국식 공안통치가 본격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 중국식 공안통치라는 게 무슨 뜻인가.

“많은 사람이 공수처 법안을 꼼꼼히 보지 않았을 거다. 내용을 보면 깜짝 놀란다. 고위공직자 부패를 척결한다는 명분과 달리, 본질은 대통령 직속 사찰기구로 보인다. 직권남용, 직무유기, 공무상 비밀누설 등이 공수처 수사대상에 포함돼 있다. 공수처 검사는 군검찰의 권한도 행사한다. 이들이 직권남용 수사 등을 빌미로 정부 각 부처와 군, 법원, 검찰에 전방위로 관여할 수 있다.

또 공수처는 다른 수사기관에 대해 우월적 지위를 갖는다. 지금 조 장관 수사 같은 것도 공수처 신설 후 이첩을 요구하면 다 넘겨야 한다. 이게 합당한가.”

김 변호사는 그래서 “지금 검찰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우리 사회 거악 척결을 위해 존재한다. 이번 수사를 잘해 검찰의 존재 이유를 분명히 증명해야 할 것이다. 머잖아 인사권 등 여러 방식을 활용한 정권의 대대적 반격이 시작될 수 있다. 그때 흔들리지 않으려면 수사를 제대로 하는 수밖에 없다.”

김 변호사는 9월 셋째 주를 조 장관 관련 수사의 분수령으로 봤다.

“검찰이 조 장관 5촌 조카 신병을 예상보다 빨리 확보했다. 조 장관 부부 컴퓨터 하드디스크 포렌식 결과가 나오고, 정경심 교수 소환 조사까지 이뤄지면 수사에 탄력이 붙을 것이다. 조 장관 측이 이에 맞서면 전면전이 벌어질 수 있다. 하지만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다. 누구든 한쪽이 이기고 한쪽은 질 수밖에 없는 싸움이다. 늦어도 10월 안에 모든 게 결판날 것으로 보인다.”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이 기사는 신동아 2019년 10월호에 실렸습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