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는 北 해외 노동자[횡설수설/구자룡]
카타르에서 일하던 북한 노동자 2명이 3년 전 가혹한 상납 요구를 못 견뎌 현지 경찰서로 탈출하는 일이 있었다. 카타르 건설 현장의 북한 노동자 수천 명이 급여의 10∼15%만 받는 ‘노예 노동’을 하고 있다는 고발이 나온 뒤의 일이다. 시베리아의 북한 벌목공도 열악한 노동조건을 견디…
- 2019-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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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에서 일하던 북한 노동자 2명이 3년 전 가혹한 상납 요구를 못 견뎌 현지 경찰서로 탈출하는 일이 있었다. 카타르 건설 현장의 북한 노동자 수천 명이 급여의 10∼15%만 받는 ‘노예 노동’을 하고 있다는 고발이 나온 뒤의 일이다. 시베리아의 북한 벌목공도 열악한 노동조건을 견디…
항공의 역사는 하늘을 날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에서 비롯됐고, 기술혁명이 대개 그랬듯 첫 사용자는 군(軍)이기 십상이다. 18세기 말 나폴레옹도 항공의 시작인 유인풍선, 즉 기구(氣球)가 나오자마자 군사적 활용에 관심을 가졌다. 이후 비행선, 비행기로 발전하면서 항공기는 처음엔 정찰용으…
턱시도를 입은 남극의 신사 ‘황제펭귄’은 천적들도 추워서 떠나는 영화 50도 혹한의 계절을 골라 알을 낳아 수컷 발등에 올려놓고 발을 동동거리며 두 달 이상 품어 부화시킨다. 암컷이 챙겨온 먹이를 수컷의 위벽에 보관했다가 ‘펭귄 밀크’로 먹여 기르는 지극정성도 유명하다. 남극이 고향이…
유학이나 장기 출장 등으로 한국에 온 외국인이면 깜짝 놀라는 게 몇 가지 있다. 밤 12시가 넘었는데도 총 칼 맞을 걱정하지 않고 돌아다닐 수 있는 도심의 안전, 그리고 전화나 인터넷 설치를 신청하면 당일 아니면 늦어도 다음 날이면 깔끔하게 끝내주는 초고속 서비스에 혀를 내두른다. 그…
2011년 7월 27일. 서울 강남에 시간당 최고 100mm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을 때 대치동 은마사거리 주변에서 은마아파트만 정전으로 암흑이 됐다. ‘강남의 대표적인 부유층 아파트라는 은마가 왜?’ 하는 의문이 나왔지만 은마에 살거나 은마를 아는 사람들은 이상할 것이 없었다.…
83세를 일기로 세상을 뜬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존엄사를 택했다고 한다. 평소부터 가족에게 “어차피 가야 할 인생, 의식 없이 연명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며 연명치료는 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1년여간 노환을 앓던 그의 상태가 악화했을 때 인공호흡기를 부착하지도, 마지막 순간에…
초등생들의 장래희망에는 그 시대의 영웅이 반영되기 마련이다. 가까이서 보고 듣는 성공을 동경하고 모방하며 꿈을 찾아간다. 올해 우리나라 초등생들은 가장 선호하는 희망직업으로 운동선수를 꼽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운동선수가 1위를 차지한 것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눈부신 …
세계에서 가장 젊은 총리. 어제 취임한 34세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에게 맨 먼저 붙은 타이틀이다. 대학 졸업 후 시의회를 거쳐 2015년 중앙정치 무대에 입성한 그는 6월 ‘젊은 피’로서 교통·커뮤니케이션 장관에 발탁된 터였다. 막상 본인은 “나이와 성별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다”…
80년 전통의 서울 마포구 창천초등학교가 내년 9월 창천중학교와 통합된다고 한다. 학생 수가 줄어든 탓이다. 기존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합치는 것은 서울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한때는 학년마다 수백 명, 그것도 모자라 2부제 수업을 했다는 창천초의 현재 전교생은 129명. 6학…
20세기 중반까지도 오케스트라 지휘는 남성들의 전유물이라는 통념이 있었다. 소수의 여성 지휘자들은 편견과 성차별에 시달렸고, 이 때문에 여성으로만 구성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경우가 많았다. 영국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자세가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첼로 파트에 상당 기간 남성만 고집…
올 4월 미국 워싱턴의 국회의사당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연설을 했다. 나토 사무총장이 미 상하 양원 합동 의회에서 연설한 것은 70년 나토 역사상 처음이다. 하지만 대선 때부터 나토를 쓸모없는 낡은 동맹으로 폄하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참…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은 한 해 1000만 명 정도가 찾는, 세계에서 방문객이 가장 많은 미술관이다. 원래 그 자리에는 12세기에 필리프 2세가 파리를 지키기 위해 지은 요새(fortress)가 있었다. 그랬다가 성채를 헐고 왕궁을 지었고, 1600년대 루이 14세가 처소를 베르…
“한국은 (한중) 양국 신뢰의 기초를 해쳤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직후인 2016년 7월 말 라오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윤병세 당시 외교부 장관을 만나 이렇게 직격탄을 날렸다. 하지만 잠시 후 취재진이 물러가자 왕 …
만 17세가 되면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주민등록증을 발급받는다. 주민증 발급은 어른이 되는 중요한 절차이며, 항상 지니고 다녀야 하는, 우리네 인생에서 너무도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다. 술 담배 부탄가스 본드를 구입하거나,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나 오후 10시 이후 PC방 18세 게임 …
기원전 60년 로마의 카이사르는 지금의 이베리아 반도에서 벌어진 전쟁에서 이기고 개선장군으로 돌아오려 했다. 그는 성대한 개선식도 하고, 집정관도 되고 싶었다. 하지만 로마에서 개선식을 하려면 사령관직을 유지해야 하고, 집정관에 출마하려면 사령관직을 그만둬야 했다. 둘 중 하나를 선택…
178cm의 큰 키에 반듯한 자세. 항상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 정치인. 1947년 고향 군마에서 처음 당선된 그를 정가에서는 ‘청년장교’라고 불렀다. 29일 향년 101세로 세상을 떠난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일본 총리 얘기다. ▷그는 1982년 11월 총리가 되자 기…
육군 대령으로 예편한 A 씨와 부인은 부산에서 에어비앤비 호스트사업을 하고 있다. 3년 전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의 빈방을 외국인 숙소로 제공한 것이 시작이었다. 사업이 잘돼 지금은 해운대와 광안리해수욕장 사이에 있는 허름한 아파트 5채를 얻어 리모델링해 숙소를 늘렸다. A 씨 부부는 …
1997년 12월 30일, 흉악범 23명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다. 국내에서 집행된 마지막 사형이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는 5명이 집행됐는데, 끝까지 혐의를 부인해 난동이 예상됐던 한 사형수가 “그동안 감사했습니다”라며 마지막 말을 남기자 오히려 교도관이 눈물을 쏟았다고 한다. …
‘공직자 등 사회지도급 인사가 자녀에게 과외를 시키면 사회 정화 차원에서 공직에서 추방한다.’ 신군부 집권 직후인 1980년 8월 단행한 ‘과외 금지’ 조치는 서슬이 퍼렜다. 10여 일 후 대구에서 주택가뿐 아니라 사찰 암자까지 뒤지는 일제단속에서 12건이 처음 적발됐다. 과외 시킬 …
열악한 환경에서도 노력으로 성공한 사람을 가리켜 “개천에서 용 났다”고 한다. 당대에 계층 상승을 이뤄내고 예전의 자신과는 다른 인생을 구가하게 되며 가족에게도 좀 더 좋은 생활환경과 미래를 제공하는 이들이다. 이런 개천용은 정치경제적 변화가 극심한 시기, 고도성장기 등 역사가 역동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