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산티아고[횡설수설/김광현]
칠레 수도 산티아고는 불타고 있다. 대규모 시위와 무력 진압, 폭동과 약탈로 최소 20명이 사망하고 7000명 이상이 연행됐다. 원래 산티아고는 남미 주요 도시 가운데 밤거리를 돌아다닐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도시다. 이는 역설적으로 1973년 이후 17년간의 피노체트 군사정권 덕분이었…
- 2019-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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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수도 산티아고는 불타고 있다. 대규모 시위와 무력 진압, 폭동과 약탈로 최소 20명이 사망하고 7000명 이상이 연행됐다. 원래 산티아고는 남미 주요 도시 가운데 밤거리를 돌아다닐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도시다. 이는 역설적으로 1973년 이후 17년간의 피노체트 군사정권 덕분이었…
지난달 25일 김해공항을 이륙해 김포공항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비행기 안. “비상탈출 가능성이 있으니 잘되게 기도해 달라” “우왕좌왕하면 안 되고 모든 짐을 버려야 한다” 이륙 9분 만에 다급한 기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승객 184명은 회항하기까지 기체가 위아래로 요동치는 극심한 공포 …
1908년 3월 23일 오전 미국 샌프란시스코 페리호 선착장 앞에서 세 발의 총성이 울렸다. 장인환, 전명운 의사가 일본 앞잡이 노릇을 하던 미국인 스티븐스를 저격한 사건이었다. 일본 외교자문을 맡았던 조지 래드 예일대 교수가 “문명화하고 있는 일본이 야만국인 주변국을 지배하는 것은 …
미국 모토로라가 1958년 처음 속칭 ‘삐삐’라고 부르는 무선호출기를 개발했을 때는 신호음만 울렸다. 수신자는 미리 정해진 곳으로 전화를 걸어 호출에 답했다. 1982년 한국에 모토로라 삐삐가 처음 수입돼 들어올 때는 화면에 자신을 호출하는 전화번호가 표시됐다. 삐삐는 ‘단방향’이기는…
9·11테러 주범 오사마 빈라덴이 사살된 지 8년 만에 이슬람국가(IS) 수장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가 제거됐다. 2011년 빈라덴 사살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똑같이 작전을 생중계로 지켜봤다. 다만 오바마는 백악관 상황실 정중앙 자리를 작전 지휘자인 …
시민의식을 가늠하는 척도로 빠지지 않는 것이 교통 기초질서다. 황색 신호에 대한 인식이 대표적인데 녹색에서 황색으로 바뀔 때 운전자들이 계속 가는지, 멈추는지를 보면 그 사회의 수준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영국 운전자들은 황색은 정지 신호인 적색과 동일하게 여긴다고 한다. ▷하지만…
프랑스 한 카페의 메뉴판에 적힌 커피 한 잔 값은 7유로다. 같은 커피 한 잔을 주문할 때 “커피 한 잔, 부탁해요”라고 말하면 커피값은 4.25유로로 내려간다. 더 공손하게 “안녕하세요, 커피 한 잔 주세요”라고 말할 경우 가격은 5분의 1 수준(1.4유로)으로 떨어진다. 카페 주인…
전자담배는 담뱃잎을 쪄서 피우는 궐련형 전자담배와 니코틴을 기화시켜 흡입하는 액상형 전자담배로 나뉜다. 이 중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해 정부가 사용 중단을 강력히 권고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사용 자제를 권고한 데 이어 국내에서도 액상형 전자담배와 연관성이 의심되는 폐질환…
영국 케임브리지대 생리학자 로버트 에드워즈 박사팀은 1978년 7월 세계 첫 시험관 아기를 탄생시켰다. 7년 후 서울대병원 산부인과에서도 국내 첫 시험관 아기가 태어났고 지금은 일정 규모의 불임치료 병원에서 두루 시술할 정도로 보편화됐다. 인공 수정은 ‘신의 섭리에 도전’하는 획기적인…
삼성전자가 지난달 중국 광둥성 후이저우에 있던 마지막 스마트폰 공장을 철수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생산기지의 위험을 분산하는 전략으로 분석하면서 “경쟁사인 애플이 하지 못했던 것을 삼성이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애플은 삼성과 달리 자체 공장 없이 개별 …
‘나쁜 운명을 깨울까 봐 살금살금 걷는다면 좋은 운명도 깨우지 못할 것 아닌가. 난 나쁜 운명, 좋은 운명 모조리 다 깨워가며 저벅저벅 당당하게, 큰 걸음으로 걸으며 살 것이다.’ 장애를 안고 희망을 노래하던 수필가인 고 장영희 서강대 교수가 2008년 6월 월간 ‘샘터’에 마지막으로…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레이와(令和) 시대는 5월 1일 ‘삼종신기(三種神器)’ 계승식과 함께 시작됐지만, 정작 즉위식은 내일 거행된다. 80여 개국 정상급 인사, 16개국 국왕이 직접 참석한다. 일본 빼고 군주제 유지 국가가 27개국이라니, 세계 왕이 절반 넘게 도쿄에 집결하는 게 된…
‘수술을 하고 외래를 보고, 항공 출동을 세 차례나 했다. 그중 두 번은 야간 출동이었다.’ 이국종 아주대 권역외상센터장은 자전적인 기록인 ‘골든아워’에서 그날을 ‘지옥’이었다고 회고했다. 일이 고돼서가 전혀 아니었다. 그를 힘들게 한 것은 막 날아오른 닥터헬기 안에서 받아든 ‘지…
요즘 청년들 일자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군인이 귀한 휴가시간을 쪼개 전역 후 일자리 박람회 자리에 왔을 정도다. “군 생활에 큰 어려움은 없는데 제대하면 뭘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최대 고민”이라는 병장의 말이 요즘 취업난을 실감나게 한다. 군에서도 장병들 취업 문제를 걱정…
1979년 5·30 신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중앙정보부장 김재규는 당권 도전에 나선 김영삼(YS)을 비밀리에 만나 불출마를 종용했다. 두 사람은 같은 김녕 김씨 집안이었고, 만남도 종친 어른이 주선했다. 김재규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며 “나는 박정희 대통령과 같이 있지만 당신이 불행…
서울대 경제학과에는 38명의 남성 교수가 있을 뿐 여성 교수는 없다. 지난해 정은이 미국 일리노이대 조교수의 채용이 확정됐지만 개인 사정으로 포기하면서 서울대 경제학과 사상 첫 여교수가 무산됐다. 서울대 경제학과가 유난한 경우이긴 하지만 세계적으로도 경제학에서 여교수의 낮은 비율은 논…
거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4월 미국 상원 청문회에 꼬박 이틀이나 불려나왔다. 늘 입던 회색 티셔츠 대신 양복에 넥타이를 맨 차림이었다. 페이스북이 대선 때 러시아발(發) 가짜뉴스와 댓글부대의 놀이터가 되고, 페이스북 사용자 정보가 고스란히 …
싸이월드 폐쇄 소식을 들은 지난 주말, 애플리케이션(앱)을 연신 실행시켜 봤지만 응답이 없었다. 20대를 차곡차곡 채운 추억이 송두리째 사라졌다. 울컥해졌다. 미니홈피에는 젊음을 훈장으로 단 사진들이 가득했다. 젊음이 불안했던 시절, 서로를 위로했던 따뜻한 대화도 남아 있다. 싸이월드…
“겨울이 왔다.” 지난해 11월 미국 NBC는 ‘스트리밍 전쟁(The Streaming Wars)’이란 기획기사를 보도했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앞세운 넷플릭스 디즈니 아마존 워너미디어 등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경쟁관계를 다뤘는데, 각 기업을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서 왕국을 차지…
유명인 중에는 언론에 악감정을 가진 이가 많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특히 언론에 대한 적개심을 숨기지 않는 쪽이다. 2005년 5월 당시 여당 국회의원이던 유 이사장은 청년실업 문제에 대해 “취업에 대한 책임은 각자가 지는 것”이라고 했다가 호된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커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