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고미석]‘부포 세대’
‘난 잠시 눈을 붙인 줄만 알았는데 벌써 늙어 있었고, 넌 항상 어린아이일 줄만 알았는데 벌써 어른이 다 되었고.’ 가수 양희은의 노래 ‘엄마가 딸에게’를 배경으로 한 TV 광고가 3년 전 선보여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결혼한 자식의 자식농사까지 책임진 부모 심정에 특히 중장년층…
- 2018-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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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잠시 눈을 붙인 줄만 알았는데 벌써 늙어 있었고, 넌 항상 어린아이일 줄만 알았는데 벌써 어른이 다 되었고.’ 가수 양희은의 노래 ‘엄마가 딸에게’를 배경으로 한 TV 광고가 3년 전 선보여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결혼한 자식의 자식농사까지 책임진 부모 심정에 특히 중장년층…
“기하학을 모르는 자는 이 문안으로 들어오지 말라.”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이 세운 아카데미아 정문에 써 있었다는 글귀다. 기하학은 인류의 가장 오래된 학문 중 하나다. 기원전 6세기 피타고라스가 증명한 정리를 여전히 배우고 있다. 기하학의 영어단어(geometry)에 지형(geo…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에 가지고 온 것은 평양냉면 말고도 하나 더 있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김정은이 방한 때 ‘전용 화장실’을 준비했다며 호위총국 출신 탈북자를 인용해 “배설물에는 건강 상태에 대한 정보가 들어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김정은이…
2006년 11월 경기 파주시 비무장지대(DMZ)의 잡초 무성한 경의선 옛 장단역 터에서 육중한 쇳덩이를 크레인이 들어올렸다. 길이 15m, 높이 4m, 무게 70t. 1950년 12월 31일 개성을 떠나 장단역으로 들어오다가 포격을 맞아 탈선한 채 그대로 멈춰 선 기관차였다. 표면은…
방음이 완벽한 유리벽 집무실. 보스의 방에 들어간 주인공이 심각한 표정으로 얘기를 나눈다. 직원들은 밖에서 두 사람의 입술과 표정만 초조하게 읽는다. 마침내 유리문이 열리고, 운명의 담판 결과가 공개된다…. 영화에서 흔히 보는 장면이다. 투명하게 보이는데 소리는 들리지 않는 유리벽의 …
“속성조림(速成造林)! 소나무 상수리 등 속성수 조림으로 단기간에 녹화운동의 성과를 거두겠다.” 1953년 4월 5일. 농림부는 식목일을 맞아 소나무를 비롯한 2500만 그루의 묘목을 전국에 심었다. 전방에선 포화가 이어졌지만 1948년부터 식목일이 공휴일로 지정된 터여서 공무원과 학…
케이트 미들턴 영국 세손빈(36)이 23일(현지 시간) 셋째 아이를 낳고 7시간 만에 병원 밖으로 나왔다. 화사한 메이크업과 깔끔하게 손질한 긴 머리, 무릎 위까지 올라온 붉은색 드레스, 굽 7cm짜리 하이힐…. 세손빈은 기다리고 있던 시민들에게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고 남편 윌리엄 …
소설가 이순원은 초등학교 시절 백일장에 나갈 때마다 상과는 인연이 없었다. 풀 죽은 제자에게 담임교사는 이런 얘기를 들려줬다. “같은 나무에도 먼저 피는 꽃이 있고 나중 피는 꽃이 있더라. 일찍 피는 꽃이 눈길은 더 끌지만 선생님 보기엔 큰 열매를 맺는 꽃들은 늘 더 많이 준비를 하고…
북한 김정은이 23일 ‘새벽 6시 30분’ 평양 주재 중국대사관을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어제 보도했다. 전날 저녁 황해북도에서 교통사고로 중국인 32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한 지 12시간도 안 돼 중국대사관을 찾아 위로한 것이다. 북한 매체가 김정은의 방문 시간을 분 단위까지 소개…
헌법은 야구, 재즈와 함께 미국의 3대 발명품으로 꼽히기도 한다. 미국은 독립선언문을 바탕으로 1787년 인류 최초의 성문헌법을 만들었다. 미국은 시대의 흐름에 맞춰 필요한 헌법 조항을 추가한다. 국민 기본권을 추가해 1791년 개정한 수정헌법 제1∼10조는 미국의 권리장전으로 불린다…
1990년 미국 명문여대 웰즐리대에서 졸업식을 앞두고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 퍼스트레이디가 축사를 하는 것을 놓고 일각에서 “남편이 대통령이라고 연단에 설 수 있냐”며 ‘자격’을 문제 삼은 것. 그 주인공이 바로 바버라 부시 여사. ▷그러나 부시 여사는 여유 있는 미소로 졸업식 연…
2011년 영국 프로축구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악동’ 웨인 루니가 트위터에 올린 글로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혔다. 비난 글을 남긴 팬에게 “10초 만에 기절시켜 줄 테니 겁쟁이 소리 듣기 싫으면 훈련장으로 오라”고 응대한 것이다. 당시 맨유 감독이었던 ‘전설의 거장’ 알렉스 퍼거슨 …
1905년 을사늑약 보름 전 의정부 참찬에 발탁된 보재(溥齋) 이상설은 늑약이 아직 고종 황제의 비준 절차를 거치지 않아 효력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걸 알고 “차라리 황제가 죽음으로써 이를 폐기해야 한다”는 상소를 올렸다. 그의 기개는 높았다. 그는 1907년 이준 이위종과 함께 고종의…
포경선 선원 출신 허먼 멜빌은 1851년 출간한 소설 ‘모비딕(백경·白鯨)’에서 인간의 이기심을 고래잡이를 통해 적나라하게 그려냈다. 일등항해사 스타벅은 광기를 더해 가는 선장과 대립하는 이성(理性)의 상징. 그는 늘 커피를 들고 바다를 마주한다. 1971년 포경선이 드나들던 항구도시…
“오시느라 수고했습네다. 내레 김정일입네다.” 1978년 1월 홍콩에서 납치돼 막 북한 땅을 밟은 최은희를 맞은 이는 국방색 점퍼 차림의 곱슬머리 젊은이였다. 당시 한국에선 김정일이 병상에 누워 식물인간이 됐다는 루머가 퍼져 있었지만 그는 멀쩡하게 선착장에서 한국 여배우 앞에 나타나 …
소설가 최인호(1945∼2013)는 연작소설 ‘가족’을 1975년부터 34년 동안 ‘샘터’에 연재했다. 그의 나이 30세에 시작해 64세가 될 때까지 자기 집안의 소소한 일상을 그려낸 작품이다. 한 해 한 해 나이 드는 아버지의 눈에 비친 가족의 모습을 통해 시대 변화를 엿볼 수 있다…
경남 통영은 10년 전만 해도 세계 100대 조선소 가운데 다섯 곳이 자리 잡은 곳이었다. 인근 거제의 대형 조선소와 동반 성장한 중견 조선소의 메카로 유명했다. 조선업 침체로 21세기조선, SPP조선, 신아sb, 삼호조선이 문을 닫았다. 최근 성동조선까지 법정관리가 결정되면서 통영 …
2003년 3월, ‘성문종합영어’의 저자 송성문이 고서 문화재 100여 건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여기엔 국보 246호 ‘대보적경(大寶積經)’ 등 국보 4건과 보물 22건이 포함됐다. 30년 넘게 베스트셀러 참고서를 팔아 번 돈으로 수집한 수백억 원어치의 고서들이었다. 기증 의사…
“페이스북을 무료로 서비스하면서 어떻게 돈을 벌죠?” 10일 미 의회 증인석에 앉은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는 다소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예 의원님, 광고로 돈을 법니다”고 답했다. 이용자 8700만 명의 개인정보 유출 파문으로 인해 미 의회에서 이틀 동안 열린 청문회에서 페…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은 중년 사내들 사이의 캠핑 붐에 대해 이렇게 썼다. “일단 장비가 죽인다. 준비해야 하는 장비의 종류가 장난이 아니다. 그 모든 장비를 챙겨 차에 싣고 캠핑장에서 설치하는 모든 과정이 그렇게 폼 날 수가 없다.” 불을 피우고 육체노동에 몰두하다 보면 그동안 잊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