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송평인]김기춘과 賜藥
독배를 마시고 옥 안을 걷던 소크라테스는 다리가 풀리는 것을 느끼고 등을 대고 누웠다. 옥리가 소크라테스의 발을 세게 누르고 느껴지느냐고 물었다. 소크라테스는 느껴지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다음으로 다리 쪽을 누르며 느껴지냐고 묻고 조금씩 위쪽을 누르면서 같은 질문을 했다. 이제…
- 2017-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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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배를 마시고 옥 안을 걷던 소크라테스는 다리가 풀리는 것을 느끼고 등을 대고 누웠다. 옥리가 소크라테스의 발을 세게 누르고 느껴지느냐고 물었다. 소크라테스는 느껴지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다음으로 다리 쪽을 누르며 느껴지냐고 묻고 조금씩 위쪽을 누르면서 같은 질문을 했다. 이제…
‘이날 결혼식에는 많은 스타들이 성장을 하고 나와 있었으며 결혼식장은 흡사 영화 촬영장 같은 착각을 할 지경이었다.’ 1964년 11월 14일자 동아일보는 은막의 황금콤비인 신성일 엄앵란의 결혼식을 이렇게 소개했다. 결혼식 초청장이 암거래되고 몰려든 팬들이 4000여 명이라니, 당시 …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 들르는 관광객들이 예외 없이 찾는 명소가 있다. 방금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훈데르트바서 하우스다. 면적 1543m²(약 467평) 위에 세워진 건물의 색깔은 알록달록, 외벽은 구불구불, 하다못해 보도(步道)까지 물결치듯 울렁울렁하다. 건축에 예술을 덧입힌 설…
자고 나면 새 이슈가 터진다. 여성 비하에 비뚤어진 성(性)인식 논란이 제기된 대통령의전비서관실 탁현민 행정관의 얘기다. 발단은 ‘등과 가슴의 차이가 없는 여자가 탱크톱을 입는 것은 남자 입장에선 테러를 당하는 기분’ 등 자기 속내를 드러낸 저서 ‘남자마음 설명서’였다. 이어 대담집 …
‘껌값’이라고 함부로 말하지 마라.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95)은 일본에서 1948년 운명의 껌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풍선껌은 마진이 50%에 이를 정도의 성장산업이었다. 껌 팔아 호텔도 짓고 백화점도 세운 셈이다. 아마도 이 글을 읽는 당신도 ‘껌이라면 역시’라는 말이 …
2003년 4월 17일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 별장인 충북 청주의 청남대(靑南臺·남쪽 청와대)에서 잤다. 다음 날 노 대통령은 1983년 전두환 대통령 지시로 만든 청남대를 대선 공약대로 주민들에게 돌려줬다. 반환식에 앞서 하룻밤을 묵는 이벤트를 벌인 것이다. 이후 노 대통령은 여름휴…
조선시대 정인지는 세종의 명으로 편찬한 ‘고려사’의 서문에서 태조 왕건의 건국, 광종의 과거제 도입, 성종의 종묘사직 확립, 문종 때의 태평성대, 이후의 쇠락으로 간략히 고려사를 요약하고 있다. 과거제가 얼마나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과거는 중국에서 귀화한 자문…
미처 기억하지도 못하는 어린 시절 엄마의 부재(不在)는 인간이 겪는 최초의 트라우마라고 한다. 프로이트에게는 태어난 지 1년 반 된 손자가 있었다. 그 아이는 줄이 매여 있는 나무 실패를 커튼이 쳐진 침대 너머로 던져 사라지게 했다가 다시 끌어당겨 찾는 놀이를 반복했다. 실패처럼 사라…
“3번님, 수정테이프 좀 빌려주세요.” 하루 14시간씩 몇 달간 한 교실에 있어도 서로 이름을 모른다. 오직 학원이 부여한 번호로만 부르고 불릴 뿐이다. 요즘 취업을 위해 토익 시험 준비를 하는 기숙학원의 풍속도다. 이유는 한 가지다. 통성명을 하게 되면 ‘아는 사이’가 된다. 처지가…
“느그 아부지 뭐 하시노?” 2001년 개봉한 영화 ‘친구’에서 교사가 고교생 주인공 동수와 준석을 패면서 던진 질문이다. 동수 부친은 장의사이고 준석 아버지는 전직 조폭 보스. 둘 다 선뜻 입 밖으로 꺼내지 않자 돌아온 무차별 매질. 동수는 순순히 받아들이지만 준석은 넘어진 채로 발…
세계적인 석학 재러드 다이아몬드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생리학 조류학 진화생물학 생물지리학에 두루 정통하다. 보통의 과학자라면 이 중 한 분야를 제대로 연구하기에도 벅찰 것이다. 다이아몬드 교수에게 1998년 퓰리처상을 안겨준 책이 ‘총, 균, 쇠’였다. 이 책에는 인간…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작년 6월 유엔 간부 자격으로 외교부 책자를 통해 국제기구 진출 노하우를 소개했다. ‘책을 많이 읽을 것’ ‘작문 연습을 많이 할 것’ 같은 학습적인 조언뿐 아니라 ‘감정적인 성숙함과 지적인 솔직함을 갖추라’는 인생 조언은 국제기구 준비생이 아니라도 새겨둘…
가수 수지를 ‘국민 첫사랑’으로 만든 영화가 건축학개론이었다. 수지가 연기한 서연은 서울 정릉 친척집에 얹혀살다 강남 개포동 반지하방으로 이사한다. 서연이 15년 뒤 나타나 건축가가 된 주인공 승민에게 집을 지어 달라고 한 곳이 제주였다. 제주에는 연세(年貰)가 있다. 1년 치 월세를…
영화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에서 주인공(스칼릿 조핸슨)이 건물들 사이 물이 잔뜩 고인 웅덩이에서 용의자를 추적하는 순간은 명장면으로 꼽힌다. 주인공이 발을 딛는 곳마다 물이 사방으로 튀지만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투명 슈트 덕분이다.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 마법 도구 중 …
애플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 중 타고난 기술 천재는 잡스가 아니라 워즈니악이었다. 1971년 워즈니악이 전화회사 주파수를 모방해 국제전화를 공짜로 할 수 있는 불법 기계 회로를 만들자 잡스는 이걸 상품화해서 개당 150달러에 팔았다. 애플 컴퓨터가 세상에 나온 이…
이 단어를 꺼내는 순간, 아이들은 웃음을 터뜨리고 어른들은 눈살을 찌푸린다. 아무리 여러 번 들어도 그때마다 아이들은 열광하지만 어른들은 일상 속에서 이 말을 언급하는 것 자체를 질색한다. 도대체 어떤 말이길래? 바로 ‘똥’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똥 이야기책을 꼽자면 ‘누가 내 …
관정(冠廷) 이종환 삼영화학그룹 명예회장(93)은 ‘스타 기부왕’이다. 순수 장학재단으로는 국내 최대인 1조 원대 ‘관정 이종환교육재단’을 설립했다. 서울대 역사상 개인 기부 최대금액인 600억 원을 도서관 건립비용으로 쾌척했다. 차남의 투병을 겪으면서 하도 속상한 일이 많아 병원 설…
신경림 시인은 ‘시인을 찾아서’란 책에서 ‘접시꽃 당신’으로 유명해진 도종환 시인에 대해 “대중적 인기에 가려 문학적 평가를 덜 받은 시인”이라고 썼다. 도종환에게는 안도현의 ‘연탄재’처럼 소박하면서도 감동적인 ‘담쟁이’란 시가 있다. ‘저것은 벽/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국기에 대한 맹세’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여러 나라에 있다. 우리는 공공행사의 국민의례 때나 이 맹세를 외지만 미국 공립학교 학생들은 매일 수업 시작 전에 “나는 미합중국 국기와 … 충성을 맹세합니다”라는 맹세를 …
성공한 워킹맘을 인터뷰할 때면 기자들이 빼놓지 않는 질문이 하나 있다. “어떻게 일과 가정을 양립하셨나요?” 육아를 병행하면서 일과 가정생활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부가 양성평등의 주요 정책 중 하나로 일-가정 양립환경 조성을 꼽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