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송평인]대선 후보 경호
미국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동생 로버트는 1968년 암살될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서 6개 예비선거 중 5개에서 승리를 거뒀다. 캘리포니아 주 예비선거에서 승리한 날 로스앤젤레스의 한 호텔에서 개인 경호원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인파로 북적이던 주방을 지나 프레스룸으로 가던 중…
- 2017-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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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동생 로버트는 1968년 암살될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서 6개 예비선거 중 5개에서 승리를 거뒀다. 캘리포니아 주 예비선거에서 승리한 날 로스앤젤레스의 한 호텔에서 개인 경호원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인파로 북적이던 주방을 지나 프레스룸으로 가던 중…
철도에 대한 일본인의 유별난 사랑은 유명하다. 2015년 3월 오사카와 삿포로를 달리던 특급침대열차의 퇴역식이 열렸을 때는 마지막 배웅을 위해 3500여 명이 모여들었다. 열차 사진가, 기념품 수집가 등 철도 애호가들이 200여만 명, 관련 산업은 40억 엔 규모로 추정된다. ▷우…
올 들어 젊은 세대는 ‘염병’(장티푸스의 옛말)이란 단어와 꽤 친숙해졌다. 요즘 가장 ‘잘나가는’ 유튜브 스타로 꼽히는 71세 박막례 할머니의 동영상을 보면 수시로 이 말이 출몰한다. 일상에서 입버릇처럼 튀어나오는 ‘염병’은 차진 전라도 사투리와 화학반응을 일으키며 폭소를 자아낸다. …
부유한 좌파를 나타내는 말이 어느 나라에나 있다. 프랑스에서는 캐비아 좌파(la gauche caviar), 영국에서는 샴페인 좌파(champagne left)라고 한다. 독일에서는 햇볕 좋은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는 좌파라고 해서 토스카나 분파(Toskaner F…
2005년 7월 7일 영국 런던에서 지하철과 2층 버스 등 대중교통수단 4곳에서 연쇄적으로 폭탄이 터졌다. 출근길 참사로 50명이 넘는 시민이 숨졌다. 그 전해 3월 11일에는 스페인 마드리드의 통근 열차 4대에서 폭탄이 터져 190명 넘게 희생됐다. 2001년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가…
1976년 여름방학에 맞춰 한국 최초의 로봇 만화영화 ‘로보트 태권V’가 개봉됐다. 꼬마 관객들은 키 56m, 몸무게 1400t의 거대 로봇이 하늘을 날며 악의 무리를 무찌르는 장면에 열광했다. 일본 ‘마징가 Z’가 작동명령에 따라 무기를 사용한다면 ‘정의로 뭉친 주먹 로보트 태권’은…
1517년 로마가톨릭 사제였던 마르틴 루터가 ‘95개조 반박문’을 독일 비텐베르크 성 성당 문에 내붙였다. 당시 교회의 면죄부 대량 판매를 논박한 이 대자보로 종교개혁의 불꽃이 타올랐다. 루터는 박해를 피해 숨어 있는 동안 라틴어 신약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했고, 독일어 성경은 요하네스 …
20세기 음악의 혁신을 가져온 작곡가 아널드 쇤베르크는 유대인으로 독일에서 활동했다. 그는 1933년 히틀러가 정권을 잡자마자 박해를 피해 미국행을 택했다. 당시에는 유대인뿐 아니라 좌파 예술인들도 탄압받았다. 나치 정권은 마르크스주의에 경도된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를 블랙리스트에 …
1170년 고려 왕 의종이 보현원이라는 절에 가는 길에 무신(武臣)들에게 수박희(手搏희)를 하라고 명했다. 손으로 상대를 때리는 수박희는 나중에 태껸으로 발전한 군사무예였다. 대장군 이소응이 패하자 문신(文臣) 한뢰가 뺨을 후려쳤고 이소응은 댓돌 아래로 떨어지는 모욕을 당했다. 그렇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우건설과 건축사업을 하던 1990년대 후반 한국을 두 번 방문했다. 주상복합 브랜드 ‘DT’를 보고 자기 이름(Donald Trump)의 약자라며 기뻐했지만 실제로는 대우-트럼프(Daewoo-Trump)의 약자였다. 본보기집에선 도우미에게 더 관심을 보였…
지식경제부는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탄생한 부처였다. 이전 정부의 산업자원부에 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부의 일부 기능을 보태 만들어졌다.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앞세웠던 이명박 대통령은 지식경제부 초대 장관으로 이윤호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을 임명했다. 이 장관은 행정고시…
2012년 가을 안철수의 ‘새 정치’ 바람이 한창이던 때다. 서울 시내 모 대학에서 강의를 하던 A 교수는 수업 중 걸려온 전화를 받은 뒤 학생들에게 “피치 못할 사정이 생겼으니 오늘 휴강하겠다. 미안하다”며 서둘러 강의실을 빠져나갔다. 당시 안철수 대선캠프에 몸담고 있던 그를 캠프에…
국내 테슬라 1호 고객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다. 그는 2013년 미국에서 스포츠카인 모델 S를 구입하고 자체 충전시설까지 마련해 900km를 운행했다. 충전 인프라 환경 부족에다 테슬라 1호 고객이라는 시선이 부담스러워 두 달 만에 매각했다지만 전기차에 대한 관심은 여전했다. 이마…
여성들이 머리카락을 길게 말아 올려 크게 부풀린 것을 ‘다리’라고 한다. 머리숱이 많으면 문제없지만 그렇지 않으면 가발을 얹었다. 조선시대 신윤복의 미인도에는 목이 부러지지 않을까 싶게 무거운 ‘다리’를 이고 있는 여인들이 나온다. ‘다리’는 처음엔 소박했지만 갈수록 사치스럽게 변했다…
우리에게 미국과 국교 수립을 처음 권한 나라는? 중국이다. 1879년 북양대신 이홍장이 조선 영의정 이유원에게 보낸 편지에서 러시아의 위협을 들어 미국 영국 독일 등과의 조약 체결을 권했다. 국력이 쇠하던 중국이 서구 열강을 끌어들이는 이이제이(以夷制夷) 구상을 한 것이다. 이어 18…
태종은 자신이 죽은 뒤 첫째 아들 양녕대군이 한성을 출입하지 못하게 하라고 유언했다. 혹시 양녕이 동생인 세종의 왕위를 흔들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세종 10년(1428년)에 양녕이 도성에 들어온 것도 모자라 한 여종과 몰래 정을 통하다 들통 났다. 김종서 등 사헌부 관리들은 …
16세기 네덜란드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스는 ‘숲에 귀가 있고 들에는 눈이 있다’는 작품을 남겼다. 일곱 그루 나무 옆에 귀 두 개가 붙어 있고 들판에는 눈 일곱 개가 드문드문 흩어져 있는 그림이다. 처음 보면 기괴하다는 느낌을 준다. 인적 없는 숲에도 듣는 귀가 있고 텅 빈 들에도 지…
삼국시대 위왕(魏王) 조조의 아들들 중에는 조비와 조식이 뛰어났다. 조조는 두 아들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 조비를 세자로 택한다. 조비는 왕이 되자 동생을 엄격히 감시한다. 멀리 변방으로 보내고 임지도 계속 옮기게 했다. 결국 조식은 울분으로 병을 얻어 마흔 살에 숨지고 만다. 역사에서…
미국의 뛰어난 논객 크리스토퍼 히친스(1949∼2011)는 대중에게 아부하지 않는 것을 좌우명으로 삼았다. 저서 ‘자비를 팔다’에선 심지어 세계인이 추앙하는 테레사 수녀에게 딴죽을 걸었다. 1981년 아이티에 간 테레사 수녀는 독재자 뒤발리에한테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기부금을…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2005년 작고한 이형기 시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낙화’의 첫머리다. 청년 시절 시 전문은 모른 채 이 구절만 주워듣고 종종 읊조렸던 기억이 있다. ‘떠날 때가 되면 주저 없이 돌아서겠다’는 다짐은 혈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