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최영훈]故 박세일의 ‘눈부신 좌절’
우리나라에서 법안 처리 문제로 의원직을 던진 유일한 사람이 13일 타계한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다. 2005년 3월 노무현 대통령 시절이었다. 충청 표심을 겨냥해 세종시 이전을 추진하는 ‘행정복합도시 건설 특별법’(행정도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한 데 대해 탈당으로 항의한 것이다. 국…
- 2017-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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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법안 처리 문제로 의원직을 던진 유일한 사람이 13일 타계한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다. 2005년 3월 노무현 대통령 시절이었다. 충청 표심을 겨냥해 세종시 이전을 추진하는 ‘행정복합도시 건설 특별법’(행정도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한 데 대해 탈당으로 항의한 것이다. 국…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 주장이 공분을 자아낸 것은 군이 시민을 향해 헬기에 장착된 기관총을 쐈다고 봤기 때문이다. 1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광주 금남로 전일빌딩 탄흔 감식 결과 탄흔은 5.56mm 정도 구경의 총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과수는 M-16 소총에서 발사…
노무현 대통령 시절 국무총리를 지낸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의원이 11일 페이스북에 2004년 6월 21일 김선일 씨 피랍사건 당시 노 대통령의 대처 내용을 상세히 공개했다. 분 단위까지 밝힌 일정표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오전 6시 59분 이종석 당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차장에게서 …
조선 중종 때 개혁을 주도했던 조광조는 정적들의 모함으로 38세의 짧은 생을 마쳤다. 정적들이 뽕나무 잎에 꿀을 발라 벌레들이 파먹게 해 ‘주초위왕(走肖爲王)’ 글자가 보이게 하는 술수를 썼다고 야사는 전한다. 주초(走肖)를 합치면 조(趙)가 된다. 조광조가 왕이 될 역모를 꾸민다는 …
“날 뽑으면 남편은 덤.” 작년 미국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마트에서 하는 ‘1+1’ 마케팅 같은 선거공약을 내걸었다. 자신이 이기면 남편(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자동으로 따라오니 경제는 그가 책임지게 하겠다는 뜻이다. 빌 클린턴이 누구인가. 1992년 대선에서 ‘문제…
‘주사 아줌마’ 하면 떠오르는 캐릭터가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형사 송강호의 애인 역할을 맡았던 전미선이다. “동네 사람들이 아프면 병원 안 가고 너 찾는다는데….” 극중 송강호의 대사처럼 전직 간호사 전미선은 동네 사람들에게 주사를 놔주며 들은 얘기를 형사에게 전달해 범인의 단서를…
“왕후장상(王侯將相)의 씨가 어찌 따로 있겠는가.” 고려 무신정권 때 최충헌의 노비였던 만적이 던진 말이다. 만적이 상전들을 없애 공경대부(公卿大夫) 자리를 차지하자고 선동할 때 동료 노비들의 마음을 뒤흔든 구호였다. 원래 이 말은 중국 진(秦)나라 말기에 농민반란을 일으킨 진승(陳勝…
휴대전화를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리면 어떻게 될까. 금박무늬 있는 커피잔을 넣으면 금박이 까맣게 그을리는 것과 똑같다. 금속인 상·하단 부분의 블루투스 안테나가 가장 빨리 타들어 가고 이어 배터리 연소로 이어져 결국 불이 난다. 통화기록이 보관된 메모리칩도 금속이므로 예외가 아니다. 전…
“너는 내 취향저격 내 취향저격/말하지 않아도 느낌이 와/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너는 취향저격.” 2015년 신인그룹 아이콘이 발표한 데뷔곡 ‘취향저격’의 노랫말이다. 달달한 감성의 이 노래는 국내외 젊은층을 공략해 히트를 쳤다. 나이 든 사람으로서는 알 듯 말 듯한 가사를 일상적 표현…
서울 종로구 고급 한정식집에서 선보인 ‘김영란 메뉴’는 저녁에 2만9500원을 받는다. 가격을 맞추려고 음식 질을 낮추고 가짓수도 줄였다. 술은 소주 1만 원, 맥주는 8000원을 따로 받는다. 세트메뉴가 3만 원 미만일 것으로 알고 온 손님들은 낭패를 봤다. 손님은 끌어야겠고 어떻게…
전두환 전 대통령이 신년인사회에서 “경제를 잘 아는 사공일 같은 사람이 (대통령을) 한번 했으면 좋겠다”며 “나는 경제를 잘 모르는데 사공일 같은 사람이 잘 받쳐줘 까먹으려고 해도 못 까먹게 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선 “경제를 쥐뿔도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직설을 날렸…
이화여대 류철균 교수가 비선 실세의 딸 정유라 씨에게 학점 특혜를 줬다가 1일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류 교수는 이인화(二人化)라는 필명으로 더 유명하다. 1992년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로 등단한 그는 이듬해 정조의 독살설을 모티브로 한 ‘영원한 제국’으로 밀리…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의 혜민 스님이 최근 방송에서 들려준 일화다. 미국 유학 시절, 그룹 과제의 역할 분담을 할 때 가장 힘든 부분을 자원했다. ‘내가 모범을 보였으니 다른 사람들도 돌아가면서 어려운 과제를 맡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웬걸! 번번이 귀찮은 건 죄다 스님한테 떠맡…
국내에서 컬러 방송이 처음 시작된 해는 1975년이었다. 그해 말부터 1977년 초까지 한국방송공사(KBS)가 기구를 띄워 시험 송출을 했다고 한다. 본격적인 컬러 방송 개시 날짜는 1980년 12월 1일로 KBS 1TV가 첫 전파를 쐈다. 컬러 방송은 2년 뒤 출범한 프로야구 중계로…
일본의 명문 도쿄대를 졸업한 24세의 재원 다카하시 마쓰리 씨. 그에게는 2015년이 생애 최고이자 최악의 해였다. 그해 4월 또래들이 선망하는 세계적인 광고회사 덴쓰에 입사했을 때는 희망과 열정으로 부풀었다. 한데 입사 이후 하루하루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결국 ‘이제 몸도 마음도 너…
레온 트로츠키는 망명지 멕시코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면서 스탈린에 대한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트로츠키의 집 주위에는 이중 콘크리트 벽이 설치돼 있었고 총을 든 지지자들이 24시간 경계를 했다. 스탈린은 몇 차례 트로츠키 암살을 기도했지만 실패했다. 그러나 스페인의 한 스탈린주의자가 백…
조선 중종 28년(1533년) 2월 11일 약방제조 장순손 등이 “상(上)의 건강이 이제 매우 좋아지셨으니 신들의 기쁨이 어찌 끝이 있겠습니까”라고 인사를 올렸다. 임금이 먹은 약은 뭔지 모르게 해야 더 효험이 있기 때문에 이제야 말하겠다고 그들은 머리를 조아렸다. 자하거(紫河車), …
국력을 가르는 요소는 경제력·군사력이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힘은 인구에서 나온다. 올 2월 타임지는 나라의 미래를 좌우할 결정적 변수로 인구 변화를 꼽았다. 유럽은 난민 유입이 변수다. 지난해 110만 명이 유입된 독일에선 잇따라 테러가 발생했다. 프랑스에서 극우정당이 득세하는 것도 일…
프랑스혁명 초기 입법기관이던 국민공회에서 지롱드파는 온건공화정을, 몽테뉴파는 급진공화정을 주창했다. 지롱드파가 공회의 오른쪽에, 몽테뉴파가 왼쪽에 앉으면서 우익, 좌익 이라는 용어가 생겨났다. 몽테뉴파는 막시밀리앵 로베스피에르가 단두대를 앞세운 공포정치를 실시하다 결국 몰락한다. 지롱…
미국인에게 올해 크리스마스는 좀 특별하다. 크리스마스 인사로 메리 크리스마스를 지지한 도널드 트럼프가 해피 홀리데이스(Happy Holidays) 편에 선 힐러리 클린턴을 누르고 당선됐기 때문이다. 해피 홀리데이스는 의도는 좋으나 너무 작위적이다. 유럽은 미국보다 더 무신론적이지만 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