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고미석]만화영화의 ‘성지 순례’
일본 나가노 현 우에다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시골마을의 한적한 버스정류장. 그리 특별해 보이지 않는 이곳까지 찾아와 사진을 찍는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의 차세대 간판인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썸머 워즈’ 배경으로 등장한 덕이다. 2009년 영화 개봉 이후…
- 201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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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나가노 현 우에다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시골마을의 한적한 버스정류장. 그리 특별해 보이지 않는 이곳까지 찾아와 사진을 찍는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의 차세대 간판인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썸머 워즈’ 배경으로 등장한 덕이다. 2009년 영화 개봉 이후…
올해 4월 일본에서 방영된 드라마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사랑’의 주인공은 ‘연못남’(연애 못하는 남자)이었다. 30대 중반의 호텔 사장은 직원들의 사소한 실수에도 걸핏하면 “당신은 해고!”라고 고함쳤다. 다른 능력은 출중한데 유독 이성과의 관계 맺기에 한없이 서툰 주인공의 지질한 면…
서울대 인근에는 광장서점이란 곳이 있다. 1978년 이해찬 의원이 이 서점을 열었다. 처음에는 사회과학 서적을 많이 팔았지만 1980년대 중반부터는 주로 고시책을 파는 곳이 됐다. 신림동 고시촌에서 값비싼 고시책까지도 할인 한 푼 안 해주고 팔아 수익을 올린 덕분에 많은 서점이 명멸하…
한때 “미국산 쇠고기는 굳이 먹을 일이 없을 것 같다”고 했던 정세균 국회의장이 미국에서 한미동맹 강화를 역설했다. 정 의장은 15일 코리아 소사이어티 연설에서 “한미동맹은 한국에는 사활적 요소”라며 한국의 번영에 기여한 것에 헌사를 아끼지 않았다. 13일 폴 라이언 하원 의장 면담 …
명절 뒤 이혼율이 증가하는 것은 새로운 뉴스도 아니다. 2012∼2015년 추석이 포함된 9월과 그 다음 달을 비교했더니 평균 이혼 건수가 8.5%가량 늘어났다. 추석 연휴의 끝자락을 맞은 지금, 여러분 가정은 다들 안녕하신지? ▷19일 폐막식을 앞둔 2016 리우 패럴림픽은 자…
미국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은 26세부터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렸다. 프로작 같은 우울증 약도 없던 시절, 그는 자신을 ‘살아있는 가장 비참한 사람’으로 여겼다. 하지만 우울증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는 능력과 흑인에 대한 공감 능력을 키워줘 위대한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는 분석…
‘고바우영감’은 김성환 화백이 1955년부터 동아일보에 연재한 시사만화다. 원화(原畵)가 등록문화재에 오를 만큼 4컷 속에 우리 현대사가 담겨 있다. 1957년 11월 20일자 968회는 ‘빽이 없어 미친 사람’이 “빽 빽 빽” 소리치며 다니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고바우영감은 “더 좋…
한수산의 장편소설 ‘군함도’는 일제 말기 일본 하시마로 끌려가 석탄을 캐는 징용자들의 사연을 다뤘다. 일제는 징용자들을 ‘징용에 기쁘게 응한 사람들’이라며 응징사(應徵士)라고 불렀다. 이들은 미쓰비시광업이 소유한 하시마의 30도가 넘는 해저탄광에서 하루 12시간 넘게 죽도록 일해야 했…
윤진숙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임명 295일 만에 경질된 이유에는 엄숙한 공식 행사에서 자주 웃어 품위 없어 보였다는 지적도 들어 있다. 아직도 그녀가 왜 그렇게 웃음보를 터뜨렸는지 알 수 없다. 미국 심리학 사이트인 사이콜로지투데이는 “여성은 대중 앞에서 과도하게 공격적으로 보이지 않…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신년인사를 오는 5, 6공화국 인사들에게 연희동 자택을 개방했다. 거리는 가깝지만 두 집의 풍경은 사뭇 달랐다. 전 전 대통령은 한복 차림으로 보료 위에 앉아 세배를 받았다. 덕담을 나눌 때도 특유의 입심으로 좌중을 휘어잡는 ‘패밀리’ 분위기였다. …
작년에 개봉된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의 관객 수는 496만여 명. 역대 애니메이션 흥행순위 3위다. 시골에서 도시로 막 이사한 11세 소녀 라일리의 불안한 심정을 조명한 작품인데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장기 흥행에 성공했다. 라일리의 머릿속엔 기쁨 슬픔 분노 까칠…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국민이 놀랄 만한 세대교체를 실현한다는 것이다.” 1995년 10월 당시 김영삼(YS) 대통령의 한마디에 정가가 발칵 뒤집혔다. 이 말로 하루아침에 뜬 사람이 ‘작은 YS’ 또는 ‘리틀 박정희’로 불리던 이인제 경기지사였다. 이듬해 대선 주자 취재를 위해 …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7년 8월 당시 윤여준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을 환경부 장관에 임명했다. 전문성이 부족하다며 고사하던 윤 수석에게 YS는 “전문가를 썼더니 자기 분야밖에 모르고, 다른 부처하고 싸우고, 그래서 골치가 아팠다”며 설득했다. 김광웅 전 중앙인사위원장은 ‘창조 리더…
이 노래의 첫 소절만 들어도 마음이 울렁거린다. 일상에서 흐트러진 자세를 다잡고 뭔가 대의(大義)를 위해 결연히 일어서야 할 것 같은…. 가사 때문일까, 멜로디 때문일까. 1970년대 이후 민주화 과정에서 ‘아침이슬’은 자유와 민주를 염원하는 이들의 마음을 한데 묶은 노래였다. 억압과…
국내외 기업사(企業史)를 살펴보면 창업자가 어렵게 일군 회사가 2세나 3세 경영인의 역량이나 처신 때문에 무너진 사례를 심심찮게 발견한다. 경영에서 창업보다 어려운 것이 수성(守成)이란 말도 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53)은 부친 서성환 창업자가 세운 회사를 수성을 넘어 글로벌…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는 서양 정치의 발상지다. 아테네 시민은 이곳에 모여 연설을 듣고 토론을 하며 민주주의를 꽃피웠다. 정치뿐 아니라 재판과 철학 등도 대화로 했다. 웅변가는 물론이고 연설문 작가들이 큰 인기를 누렸다. 기원전 4세기의 유명 정치가인 데모스테네스는…
신상 털기를 하는 사이트인 ‘강남패치’와 ‘한남패치’의 운영자가 경찰에 붙들렸다. 잡고 보니 맹랑하게도 20대 여성들이었다. 강남패치는 인스타그램에 연예인, 스포츠계 인사를 포함해 100명에 이르는 사람들의 이름과 신상을 공개하며 이들이 유흥업소 종사자나 성형중독자라고 폭로해 온라인 …
29일 서울대 학위수여식에서 김인권 전남 여수 애양병원 명예원장은 “너무 좋은 직장을 찾지 말라”는 뜻밖의 축사를 했다. 강한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졸업생들에겐 낯설게 들렸을 터다. 하지만 앞길 창창한 후배들에게 들려준 얘기는 자신의 인생 경험에서 우러난 진심 어린 충고였기에 대학의 …
사회주의란 말의 창시자는 프랑스의 생시몽이다. 그는 개인주의에 반대해 사회주의란 말을 사용했다. 후에 마르크스가 자본주의에 반대해 공산주의란 말을 사용했을 때 이전의 사회주의는 유토피아적 공산주의로 격하됐다. 마르크스-레닌주의에서 사회주의는 공산주의의 마중물로서 의미가 있다. ▷…
8월 마지막 주 미국 네바다 주 블랙록 사막에 ‘블랙록시티’란 이름의 도시가 신기루처럼 나타났다 흔적 없이 사라진다. 올해는 28일부터 9월 5일까지 인구 7만 명의 임시 도시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 공동체의 주민이 되려면 참가비 400달러에, 물 식량 같은 생필품과 의식주를 자급자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