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고미석]외교부 장관은 패셔니스타?
1887년 초대 주미공사로 임명된 박정양(1841∼1904) 일행이 미국 워싱턴에 부임했을 때 일이다. 기이한 모자에 괴상한 도포 자락을 휘날리는 이들이 가는 곳마다 사람들은 난리법석이었다. 하루는 길을 걸어가는데 아이들이 돌을 던졌다. 경찰이 ‘외교 결례’를 범한 아이들을 붙잡아가자…
- 2016-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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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7년 초대 주미공사로 임명된 박정양(1841∼1904) 일행이 미국 워싱턴에 부임했을 때 일이다. 기이한 모자에 괴상한 도포 자락을 휘날리는 이들이 가는 곳마다 사람들은 난리법석이었다. 하루는 길을 걸어가는데 아이들이 돌을 던졌다. 경찰이 ‘외교 결례’를 범한 아이들을 붙잡아가자…
‘도요새 사냥을 가다(Going on a snipe hunt)’라는 영어 표현은 헛수고를 하거나 불가능한 일을 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도요새(snipe·스나이프)는 동작이 빠르고 비행 패턴이 불규칙해 여간해선 사냥하기 어렵다. 스나이퍼(sniper)는 그런 도요새를 잡을 정도로 …
랠프 월도 에머슨은 19세기 중반 미국이 공업사회로 진입하던 시기에 활약한 시인이다. 그가 언급했다는 ‘더 좋은 쥐덫’은 혁신의 힘을 상징하는 은유로 널리 쓰인다.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주재하며 “어떤 시인의 유명한 글귀가 있다”면서 “‘더 좋은 쥐덫’을 …
“몸이 줄어들어 믹서에 갇힌다면 어떻게 빠져나올 텐가.” 글로벌 금융회사 골드만삭스의 면접에 등장한 질문은 불교의 선문답을 연상시킨다. ‘비행기가 추락했을 때 생존자가 혼자라면 무엇을 하겠습니까’(에어비앤비), ‘위성사진을 이용해 이 건물 밖 1m² 안에 풀잎 개수가 몇 개인지 말해 …
그제 밤 울산 일대에서 발생한 지진은 규모 5.0으로 지진 관측을 시작한 이래 다섯 번째로 강력했다. 영화를 보던 사람들이 진동을 느낄 정도여서 혼비백산한 시민의 문의 및 신고 전화가 쇄도했다. 부산과 경북뿐 아니라 충청과 경기에서도 진동이 감지된 것을 보면 위력이 상당했음을 짐작할 …
최근 종영된 인기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에 짬뽕집의 60대 여사장 장난희(고두심)가 나온다. 그는 간암 말기란 판정에 ‘맏딸 콤플렉스’를 터뜨린다. 늙은 친정부모 챙기랴, 하반신 장애인 남동생의 병원비 대랴 늘 무거운 책임감에 시달린 난희. “왜 나한테 (병을) 말 안했느냐”고 …
로마 시민은 소득세를 내지 않는 대신 병역의 의무를 졌다. 국가는 군인들에게 봉급을 주지 않고 숙식만 해결해줬다. 시민은 전쟁에 필요한 칼 방패까지도 스스로 마련해야 했다. 로마의 정치인, 즉 원로원 의원은 봉급 같은 건 받지 않았다. 오히려 퇴역하는 군인의 연금을 위해 상속세를 냈다…
김영란법의 본명은 길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다.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이 나지 않는 한 이 법은 9월 28일 시행된다. 대한변호사협회에서 헌법소원을 제기할 만큼 일부 문제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여러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0% 가깝게 김영란법…
2002년 이우환 화백을 만난 적이 있다. 소탈한 외모에 겸손함과 내면의 강한 예술가 정신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만권의 책, 만 가지 생각, 만 리 길을 다녀 본 다음에야 붓을 들어야 한다.” “화가도 지식인이다. 적당히 대중의 입맛에 맞추는 건 범죄다.” 한때 문학도를 꿈꾸었던 …
어느 시대나 자기 시대의 예언자를 갖고 있다. 고대 이스라엘에는 바빌로니아와 아시리아의 몰락을 내다본 예언자 이사야가 있었다. 고대 그리스에는 델포이 신전의 신탁이 있었다. 오이디푸스는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하게 될 것이라는 신탁을 듣고 운명을 피해 보려 노력했으나 그 노력이 …
북극권 바로 아래 자리한 섬나라 아이슬란드는 영국과 3차례의 ‘대구 전쟁’을 치렀다. 영해와 생선 어획권을 둘러싼 해상 마찰인데, 그 와중에 영국 어부와 아이슬란드 해양경비대 기술자 각 1명이 희생됐다. 어쨌거나 이 나라 국민들은 ‘영국 해군의 침략을 물리친 유일한 국가’란 자부심을 …
김대중 정부 때인 2001년 7월 5일 밤 서울의 한 식당. 집권당이던 민주당 의원들과 출입기자들의 술자리에서 사달이 났다. 한 여성 의원은 정부의 언론사 세무조사를 비판한 문인에 대해 ‘가당찮은 ×’이라는 험구를 쏟아냈다. 참석한 동아일보 기자에게는 자신의 인터뷰 기사가 그 문인 기…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82km의 지름길을 처음 착안한 이는 멕시코를 정복한 스페인의 에르난 코르테스였다. 그는 1529년 스페인의 초대 국왕이자 신성로마제국 황제였던 카를 5세에게 건의했다. ‘플루스 울트라(Plus Ultra·보다 더 멀리 나아가다)’가 좌우명이던 카를 5세는 …
14대 총선 직후인 1992년 4월 초, 노태우 대통령은 이만섭 의원 당선자를 극비리에 청와대로 부른다. 2년 전 3당 합당으로 ‘한 몸’이 된 김영삼(YS) 민주자유당 대표를 대통령 후보로 만들고 싶지 않다는 의중을 내비친다. YS한테 여러 가지로 기분 상한 일이 많아서다. 이만섭은…
시속 100km로 달리는 전차의 브레이크가 고장 났다. 그대로 질주하면 철로에서 일하는 5명의 인부를 덮칠 게 뻔한데 아래 두 가지 상황이 주어진다면 당신은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1번은 기관사가 선로를 바꿔 행인 1명이 죽는 대신 5명을 살리는 것, 2번은 마침 내 옆에 있던 덩…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달 1일 ‘절대 하면 안 되는 일’이란 사내(社內) 매뉴얼을 만들어 영업 조직에서 시행하도록 했다. 오후 10시 이후 직원에게 업무 카톡을 보내거나 휴일에 업무 지시를 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위반하는 상사는 보직에서 해임한다. 삼성SDI도…
정보기술(IT) 업계의 거물인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59)과 중국 알리바바 마윈 회장(52)은 각별한 사이다. 알리바바의 ‘신화창조’에 손 회장은 결정적 기여를 했다. 둘 사이에 다리를 놓아준 사람은 야후의 창업자 제리 양. 소프트뱅크의 도움으로 ‘저팬 야후’를 설립한 그는 1…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2002년 7월 리디노미네이션(화폐 액면단위 변경)을 극비리에 추진했다. 1년간 연구 끝에 1000원을 1환으로 바꾸는 계획을 마련했지만 노무현 정부는 파장을 우려해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전 총재는 지금도 “화폐단위 변경은 늦을수록 손해”라는 생각이다. 이주…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유니버설스튜디오 할리우드가 4월 ‘해리포터의 마법세계’ 테마파크를 개장했다. 16억 달러(약 1조8000억 원)를 들였다더니 압도적인 스케일과 섬세한 디테일이 영화 뺨친다. 최대 볼거리 호그와트 성은 성문 높이만 200피트(60.9m)이고, 마법사 마을 호그…
머릿속이 복잡하고 갈피를 잡을 수 없을 때 일단 걷는다는 이들이 꽤 있다. 걷다 보면 자신을 움켜쥐고 있던 일들이 스르르 멀어지면서 생각이 정리되고, 풀리지 않을 듯하던 난제들의 해결책이 불현듯 떠오르기도 한다. 장 자크 루소는 “나는 걸을 때만 명상에 잠긴다. 걸음을 멈추면 생각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