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한기흥]‘졸면 죽는다’
‘겨우 졸음에 목숨을 거시겠습니까.’ 나른한 봄날, 고속도로를 달리노라면 정신이 번쩍 드는 현수막들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졸음운전의 종착지는 이 세상이 아닙니다’ ‘졸음운전! 자살이자 살인’ 돌직구처럼 자극적인 경고 문구에 운전대를 잡는 손에 바짝 힘이 들어간다. 한국도로공사가 전…
- 2015-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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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졸음에 목숨을 거시겠습니까.’ 나른한 봄날, 고속도로를 달리노라면 정신이 번쩍 드는 현수막들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졸음운전의 종착지는 이 세상이 아닙니다’ ‘졸음운전! 자살이자 살인’ 돌직구처럼 자극적인 경고 문구에 운전대를 잡는 손에 바짝 힘이 들어간다. 한국도로공사가 전…
며칠 전 밤늦은 시간에 휴대전화의 카카오톡 진동음이 계속 울려대는 바람에 잠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외국에 사는 아티스트가 시차를 깜빡한 듯 50장 가까운 작품 사진을 보내왔기 때문이다. 카톡 같은 모바일 메신저가 대중화되면서 편리하게 사용할 때가 많지만 덩달아 스트레스도 늘어났다. …
올해 3월 타계한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의 조상은 객가인(客家人)으로 분류된다. 객가인은 후한시대 이후 북방 이민족의 침입을 피해 북쪽의 고향을 등지고 남부로 이주한 한족 실향민이다. 이들은 다시 중국을 떠나 동남아 유럽 미국 남미 등 세계 곳곳으로 뻗어 나갔다. 화교의 선구자인 이…
미술을 회화나 조각이 아니라 설치 작품이 주도한 지는 오래됐다. 언제부터인가 어두컴컴한 데서 갑갑하게 봐야 보이는 영상 작품도 많아졌다. 그 최초의 형태는 백남준이 창시한 비디오 아트다. 요즘은 비디오 아트 정도가 아니라 아예 영화에 가까운 작품도 많다. 이러다가는 언젠가 영화와 미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어제 모스크바의 무명용사 묘를 찾아 헌화하고 머리를 숙였다. 묘소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군대와 싸우다 전사한 러시아 군인들이 묻혀 있다. 독일 외교장관도 7일 2차 대전 최대 격전지인 볼고그라드(옛 스탈린그라드)의 군 묘지를 참배하고 “나치가 볼고그…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최고위원은 여러 차례 막말 논란을 빚었다. 2012년 새해의 사자성어로 ‘명박박명’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렸다. 미인박명(美人薄命)에 빗대 이명박 당시 대통령에게 빨리 죽으라는 저주의 말을 퍼부은 것이다. 2013년에는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을 비판하면서 ‘바뀐…
요즘 정치인들은 입만 열면 ‘국민’을 앞세운다. 4·29 재·보궐선거에서 전패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국민이 패배한 게 아니다”라는 멘트를 남겼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공무원연금 개악(改惡)안에 합의한 뒤 “국민 대타협에 의해 합의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
아내가 워낙 유명할 경우 그 집 남편은 이름 대신 ‘누구의 남편’으로 불리곤 한다.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46)의 남편 데이브 골드버그 서베이몽키 최고경영자(48)가 그랬다. 일명 ‘미스터 샌드버그’로 알려진 그가 멕시코 여행을 갔다 갑작스럽게 타계한 뒤 그를 …
안대희 전 대법관은 변호사 개업 5개월간 16억 원을 벌어 ‘전관예우’ 논란으로 국무총리 후보에서 사퇴했다. 전관예우는 법률가에게만 있는 게 아니다. 전직 고위 경제 관료들도 로펌에 취업해 고(高)연봉을 받는다.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같은 권력기관 출신들이 1순위다. 이들은…
병원에 도착한 지 3시간도 안 돼 산모는 몸무게 3.7kg 여아를 순산했다. 출산 직후 보통 여자들은 푸석푸석한데 그는 달랐다. 출산 후 10시간도 지나지 않아 하이힐에 노란 꽃무늬 원피스 차림으로 퇴원하는 그의 얼굴은 생생했다. 엄마 품에 안겨 출생 직후 반나절 만에 세상 구경을 하…
중국 산둥 성 칭다오엔 붉은 지붕의 유럽풍 건물이 많다. 과거 독일의 조차지였던 아픈 역사의 흔적이다. 독일식 칭다오 맥주가 유명한 것도 그래서다. 이 도시의 랜드마크 중 하나가 5·4광장에 있는 ‘오월의 바람’이다. 바람에 일어나는 횃불을 예술적으로 형상화한 높이 30m, 지름 27…
레바논 태생 칼릴 지브란(1883∼1931)은 미국서 활동했던 작가 겸 화가다. 그가 1923년 펴낸 ‘예언자’는 사랑 일 우정 등 26가지 화두를 다룬 산문시집이다. 7080세대의 젊은 시절 책꽂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책이었다. 세계적으로 어림잡아 1억 부 넘게 팔렸다고 하니 성경…
일본 작가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읽다 보면 이 여류 작가는 보지도 못한 율리우스 카이사르와 사랑에 빠진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드는 대목들이 있다. 그런 시오노가 현대 남성 중에서 으뜸으로 꼽는 이는 미국 배우 게리 쿠퍼다. 잘생기고 교양 있는 데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
1988년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등 9개 부문 상을 거머쥔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마지막 황제’는 푸이(1906∼1967)의 삶을 다루고 있다. 1908년 두 살배기 황제로 등극한 푸이는 청의 멸망으로 여섯 살에 쯔진청(紫禁城)에 유폐된다. 훗날 만주로 옮겨간 푸이는 1934…
이탈리아 호화유람선 코스타 콩코르디아호는 2012년 질리오 섬 부근에서 좌초해 승객 32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프란체스코 스케티노 선장은 승객을 버려둔 채 탈출했다가 기소됐다. 이탈리아 법원은 올 3월 스케티노 선장에게 징역 16년 1개월을 선고했다. 외신에 따르면 그에게 적용된 …
한명숙 전 총리와 이완구 전 총리를 비교한다면 양쪽 다 화를 낼지 모르겠다. 한 전 총리는 첫 여성 총리였고 이 전 총리는 충청권 대선주자로 오르내렸으니 양쪽 다 자부심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받았다는 불법 정치자금의 액수는 9억 원 대 3000만 원으로 한 전 총리 쪽이 훨씬 많…
대기업 회장 A 씨는 얼마 전 베트남 출장에서 국빈급 환대를 받았다. 베트남 당국은 A 회장 일행의 공항 입국심사를 사실상 면제했다. 차량이 숙소까지 가는 동안 현지 경찰이 안내했고 신호등 통제로 교통 체증도 없었다. A 회장은 “베트남의 달라진 모습에 놀랐고 한국의 현실이 떠올라 착…
“박근혜 대통령께 말씀드립니다. 이완구 국무총리가 경질되면 전라도 사람을 한번 총리를 시켜 주기를 부탁드립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3일 ‘호남총리론’을 들고나왔다. 4·29 광주 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지원 유세에서다. 김 대표는 “이정현 최고위원이 총리를 하면 얼마나 잘하겠…
1869년 5월 10일 대서양에서 태평양까지 미국 최초의 대륙횡단 철도가 탄생했다. 센트럴퍼시픽과 유니언퍼시픽 두 회사는 각기 드넓은 평원과 사막을 건너와 유타 주 프로먼토리에서 철로를 하나로 연결했다. 네브래스카 오마하부터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까지 연계하는 2826km 노선이다. 7…
자유주의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는 저서 ‘치명적 자만’에서 ‘사회적이라는 단어는 족제비 같은 말(weasel word)’이라고 썼다. 족제비가 알의 겉은 남겨두고 속의 내용물만 빨아먹는 것처럼 ‘사회적’이라는 단어가 수식하는 명사는 멀쩡하지만 내용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