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이진영]“기록은 무섭게 남는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처지를 더욱 옥죄는 건 그가 칼럼니스트 시절 쏟아놓은 말들이다. 그는 “청와대 대변인은 정권의 얼굴”이라고 했고, “국민은 눈만 뜨면 성폭행, 성추행하는 미친놈들 때문에 스트레스 팍팍 받으며 살고 있다”고 쓴 적도 있다. 말 그대로 그는 청와대 대변인 신분으…
- 2013-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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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처지를 더욱 옥죄는 건 그가 칼럼니스트 시절 쏟아놓은 말들이다. 그는 “청와대 대변인은 정권의 얼굴”이라고 했고, “국민은 눈만 뜨면 성폭행, 성추행하는 미친놈들 때문에 스트레스 팍팍 받으며 살고 있다”고 쓴 적도 있다. 말 그대로 그는 청와대 대변인 신분으…
중국 현대미술에선 1980년대 이후 출생한 ‘바링허우(八零後)’ 세대의 등장을 새 분기점으로 꼽는다. 이전 세대들이 시대적 이슈에 대해 발언한 것과 달리 물질적 풍요를 누린 신세대 작가들은 개인주의와 자기중심적 성향을 짙게 드러낸다. 문화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바링허우 세대는 변화…
평양 거리의 볼거리 중 하나가 여자 교통경찰이다. 늘씬한 키에 균형 잡힌 몸매를 자랑하는 이들이 절도 있는 동작으로 교통정리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저절로 사진기 셔터를 누르고 싶어진다. 평양에서 ‘거리의 얼굴’이라고도 불리는 이들은 유난히 하얀 얼굴이 많다. 밝은 색조의 분을 많이 …
1985년 9월 20일 남북이산가족의 역사적인 첫 상봉이 성사됐다. 남측 35명은 평양에서, 북측 30명은 서울에서 가족을 만났다. 꿈에 그리던 아들을 만난 어머니, ‘오마니 오마니’만 외치는 아들. 온 나라를 눈물바다로 만들었던 남측 상봉 장소는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호텔. 그 뒤로도…
미국 국무부나 국방부 고위 당국자들이 언론을 상대로 ‘오프 더 레코드(비보도)’를 전제로 브리핑하는 경우가 있다. 국무부에선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펜타곤에선 마이클 시퍼 전 동아시아담당 부차관보가 나선다. 대상은 한국과 일본 중국 등 동북아시아 지역 출신 워싱턴특파원들. …
1979년 MBC 대학가요제. ‘내가’란 곡이 대상을 차지한 가요제다. 이 가요제에서 은상을 받은 전남대생이 있었다. 그가 2년 뒤 ‘임을 위한 행진곡’을 작곡한 김종률 씨다. 가사는 소설가 황석영이 백기완의 시에서 따와 지었다. 황석영은 1981년 광주항쟁 1주년을 기념해 김 씨 등…
별명이 괴물인 LA 다저스 투수 류현진이 3일 트위터에 동료와 회식하는 사진을 올렸다. 갈비와 푸짐한 반찬 사이로 소주와 맥주가 놓여 있어 몇몇 언론은 “류현진이 팀 동료들에게 폭탄주를 가르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진 속에는 맥주잔만 보일 뿐 소주잔은 없고 병 속의 소주는 3분의 …
미국 수도 워싱턴 시내를 관통하는 메트로 지하철 ‘사법광장(Judiciary Square)’역 계단을 나서면 도심 속의 파란 섬 같은 공원이 나온다. 국립법집행관기념관(National Law Enforcement Officers Memorial)으로 불리는 이 조그만 공원에는 잔디광장…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올해 1분기(1∼3월) ‘청소년을 위한 좋은 영상물’로 꼽은 영화가 ‘마이 리틀 히어로’다. 차별과 편견을 딛고 뮤지컬 스타의 꿈을 향해 묵묵히 나아가는 다문화가정의 아이가 주인공이다. 실제 스리랑카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지대한 군(12)이 주인공…
오렌지 물결이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의 왕궁 앞 담 광장을 가득 메웠다. 왕실의 상징색인 오렌지색 모자, 가발, 안경, 망토로 장식한 사람들은 33년 만에 펼쳐지는 동화 같은 새 국왕의 등장에 신이 나 죽겠는 표정이었다. 여왕의 날인 4월 30일 오전 10시(현지 시간) 양위 사인을…
우리 옛 그림을 보다 보면 조선시대는 그래도 손에 잡힐 듯하다. 겸재의 그림, 추사의 글씨는 친근감이 느껴진다. 그러나 고려시대로 가면 강한 이질감이 든다. 특히 고려 불화가 그렇다. 조선시대와는 달리 종교적 외양이 압도하는 것도 그렇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선과 색이 너무 감각적이어서 …
KBS 월화 드라마 ‘직장의 신’은 2007년 방영된 일본 드라마 ‘파견의 품격’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슈퍼갑 계약직 사원 ‘미스 김’과 회사를 자신과 동일시하는 정규직 사원 ‘장규직’을 비롯해 직장인들이 겪는 회사 내 갈등과 애환을 코믹하게 그려가고 있다. 김혜수가 분한 미스 김은…
미키 루크를 사랑하던 여성들은 절규했다. 환상적인 그 얼굴 망가지면 어떡하느냐고. 영화 ‘나인 하프 위크’(1986년), ‘와일드 오키드’(1990년) 등에서 우수어린 표정으로 뭇 여심을 앗아갔던 그가 22년 전, 우리 나이 마흔에 권투를 하겠다는 소식은 충격이었다. 팬들의 우려와 권…
2004년 8월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에서 전과 10범의 강력범을 잡기 위해 서울 서부경찰서 소속 경찰 2명이 야간에 잠복했다. 그러나 되레 범인이 휘두른 칼에 2명 모두가 숨지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 숨진 경찰은 경찰봉만 들고 있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경찰이 2005년부터 미…
“사랑합니다. 고객님.” 콜센터에 전화를 했을 때 가장 먼저 듣는 말이다. 언제 봤다고 사랑한다니? 그래도 듣는 사람 쪽에선 기분 나쁘진 않다. 반면에 매일같이 낯선 이에게 미소 지으며 사랑한다고 말해야 하는 사람들은 어떨까. 겉으로 웃으며 속은 숯검정이 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
냉전이 한창이던 1980년대 국경과 체제를 뛰어넘는 영화 같은 사랑이 있었다. 한국과 중국의 탁구 스타인 안재형과 자오즈민 씨는 1984년 파키스탄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처음 만나 5년간 비밀리에 사랑의 만리장성을 쌓아 갔다. 마침내 1989년 서울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두 나라가 …
“갈겨”라는 한마디에 완전무장한 군인들의 M16 소총이 불을 뿜었다. 굳게 닫힌 듯 보였던 특전사령관 집무실 출입문은 이내 종잇조각처럼 너덜너덜해졌다. 특전사 예하 3공수여단 정예 병사들의 하극상을 막고 있던 사람은 특전사령관 부관 김오랑 소령. 권총 한 자루를 들고 정병주 특전사령관…
해외 출장을 가는 것을 ‘기내식을 먹는다’고 한다. 기내식의 질도 이코노미, 비즈니스, 퍼스트 클래스 등 좌석 급에 따라 다르다. 비즈니스나 퍼스트 클래스의 식사와 음료는 웬만한 호텔 못지않다. 와인이나 위스키 등도 원하는 만큼 마실 수 있다. 한국인을 위해 특별히 비빔밥 국수 라면도…
‘출생의 비밀’은 한국 드라마의 전매특허가 아니다. 너무나 미국적인 공상과학(SF) 영화 시리즈 ‘스타워즈’에서도 최고의 반전은 악역인 다스 베이더가 주인공 루크 스카이워커의 아버지임이 밝혀지는 대목이다. 전투의 대의명분이 바뀐 것도 없고 상대의 말이 검증된 것도 아닌데, 주인공은 “…
모피옷 반대는 동물보호단체들의 단골 메뉴다. 그래서 모피옷을 입은 유명인사를 공격하기도 한다. 그런데 퍼뜩 이해가 안 되는 대목이 있다. 같은 논리로 가죽옷도 반대해야 하는데 그런 뉴스는 들어본 적이 없다. 왜 그럴까. 답은 간단하다. 가죽옷까지 반대하면 적이 너무 많아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