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甲植기자」 『공연장소의 조건과 날씨가 음악회 소리의 질을 좌우하게 마련입니
다. 산속에 있는 청와대와 불국사는 아무래도 약간의 울림이 있고 대도시는 소음이
심한 편입니다』
KBS TV중계부에서 음향을 담당하고 있는 문금주씨(48)는 「열린음악회」가 개최됐
던 공연장소의 「소리 특성」을 이렇게 설명한다.
그는 화면에 등장하지는 않지만 1만여명 이상이 참석하는 라이브 위주의 대형무대
공연을 방송가에 정착시킨 숨은 공로자.
문씨는 『대형 음악회가 드물었던 93년 「열린음악회」의 초창기에는 비 때문에
전기장치에 문제가 생겨 악기의 소리가 「죽는」 사고가 가끔 발생했었다』면서 『
경험이 쌓여 과거에 비하면 손쉽게 공연을 치러내지만 준비물이 많아 언제나 「작은
전쟁」을 치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열린…」의 공연에는 5t 트럭 3대분의 대형 스피커와 무대 곳곳에 1백여개의 마
이크가 필요하다고 한다.
출연자들이 사용하는 일반 마이크외에도 청중들의 환호나 박수소리를 잡기 위한
마이크가 설치되어야 하고 오케스트라의 각종 악기를 위한 60여개의 특수마이크가
별도로 장치된다.
문씨는 『무대장치 등으로 비를 가릴 수는 있지만 소리의 전달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는 어렵다』면서 『완벽에 가까운 준비를 마치고도 날씨 때문에 좋은 소리를
전달하지 못할 때가 가장 안타깝다』고 밝혔다.
14년째 「소리의 전령」으로 활약하고 있는 그는 울림이 없고 실제 자연음에 가까
운 소리를 최고의 소리로 친다.
음향은 인공적으로 소리를 만들어 내는 「효과」와 구별된다.
그는 『효과가 가공된 소리인 반면 음향은 스포츠와 보도, 쇼 등 현장의 소리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구경기에서 투수의 공이 포수의 미트에 꽂히는 소리나 「딱」하는 타구음은 현
장에 설치한 특수마이크를 사용한 것이며 각종 교양 보도프로의 현장음을 잡아내는
것도 음향의 영역이다.
문씨는 『음악공연은 연주외에도 멋진 화면과 청중의 환호, 좋은 소리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며 『수준높은 대중음악공연의 정착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
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