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묵 기자] 24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 나선 여야의원들이 가장 뜨거운 관심을 보인 사안은 예상한대로 「한보사태」였다.
이날 야당의원들은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차남인 賢哲(현철)씨 문제를 집중 거론하며 김대통령의 책임을 묻는 등 「무차별 공세」를 폈고 여당의원들은 정부를 강한 어조로 질책하면서도 야당지도부의 정치자금수수의혹을 제기하는 「맞불놓기」 방식으로 맞섰다.
국민회의의 蔡映錫(채영석) 林采正(임채정) 趙贊衡(조찬형)의원과 자민련의 李麟求(이인구)의원 등은 『한보사태는 현정권의 부정부패가 낳은 상징적 사건』이라며 특검제도입과 현철씨에 대한 재조사 등을 촉구했다.
특히 임채정의원은 『현철씨가 행사한 권력은 안기부장이나 총리보다 크다』며 『그래서 사람들이 그를 「일인지하(一人之下) 만인지상(萬人之上)」의 「황태자」 「실세부통령」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또 채영석의원은 『전직청와대수석비서관출신인 어떤 분이 「인사문제는 무엇이든지 현철씨를 통해야 된다. 나도 부탁한 일이 있다」고 실토했다』며 『全斗煥(전두환) 盧泰愚(노태우)씨 아들들도 이러지는 않았다』고 비난했다.
이인구의원은 『미국의 닉슨대통령과 클린턴대통령 부인인 힐러리여사는 직접 특별조사에 응했고 대만의 蔣介石(장개석)전총통은 비리의 개연성만으로 며느리를 자결토록 했다』며 『대통령의 아들이니까 청문회에 나올 수 없다고 버티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맞서 신한국당의 李思哲(이사철)의원은 『鄭泰守(정태수)씨가 金大中(김대중)국민회의총재에게 30억원을 주려했으나 거절했다고 주장한 사실이 보도됐다』며 『그 말이 거짓인지 아닌지 조사하라』고 법무장관에게 요구하는 등 「DJ 흠집내기」를 시도했다. 또 신한국당의 劉容泰(유용태)의원도 『김대중총재가 이사장으로 있는 아태재단의 한보관련비리설도 파다한만큼 철저하게 조사하라』고 가세했다.
이에 대해 李壽成(이수성)국무총리는 답변을 통해 『한보수사가 진행중이므로 현철씨 재수사요구 등에 대해 뭐라 말할 입장이 아니다』라는 식으로 의원들의 추궁을 비켜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