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부부는 그동안 마음고생을 무척 했습니다. 아들 쌍둥이를 데려왔다고 시댁에서는 핏줄 운운 하며 저희를 괴롭혔고 친정어머니는 제가 힘들다고 싫은 소리를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정말 제가 낳은 아이들처럼 그렇게 예쁘고 감사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 아기는 우리 손으로 키우자」는 취지 아래 고집스레 국내입양만을 실천해온 성가정입양원(원장 김영화수녀)이 국내입양 1천명을 돌파했다.
89년 세계성체대회 기념사업의 하나로 서울 가톨릭사회복지회에서 설립한 성가정입양원은 아기를 양육할 수 없는 처지에 있는 이들의 아기를 맡아 국내에서 새로운 부모를 찾아주는 일을 해왔다.
『아직도 한해 2천명이 넘는 아이들이 해외로 입양해 세계 제1의 「아기수출국」이라는 사실은 우리 사회의 수치입니다』
김원장은 『인종차별이나 문화적 이질감 등 해외입양아가 겪는 어려움을 생각해 봐도 어린이는 자신이 태어난 문화권에서 성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60년대 전체 입양의 30%를 차지했던 국내입양은 지난해 38%로 8%포인트 증가했을 뿐이다. 국내 입양의 경우 양부모들이 정상아에 혈액형이 같기를 원하는 등 입양조건이 까다로운 것도 주요 요인.
여기에 입양기관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워낙 미약해 국내입양보다 입양비가 훨씬 비싼 해외입양에 치중하게 된다.
김원장은 『다행히 요즘은 아이가 있는데도 입양을 하거나 장애아를 받아들이는 경우가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편 13,14일 서울 혜화동 가톨릭대, 동성고교 강당에서는 이를 기념하는 행사가 열려 입양아 양부모 생부모들이 모처럼 따뜻한 정을 나누었다.
〈김세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