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전자 냉장고 해외영업팀 이정현(李晶賢·26·여)씨는 사내에서 공인받은 수출역군이다.
이씨는 지난해 서유럽에 냉장고를 5천만달러어치 팔았다. 틈새시장을 파고드는 전략이 주효했다.
“소형제품이 주류인 서유럽에서 간냉식 4백ℓ 이상 대형제품을 팔아 재미를 보았습니다. 국가마다 조금씩 모델 변경을 원할 때는 생산파트와 싸워 제품을 만들어 수출했습니다.”
올해의 이 지역 수출 키워드 역시 현지형 모델 개발. 디자인은 유럽식, 냉각 방식은 한국형을 혼합한 모델로 공략할 계획이다.
“브랜드 인지도와 환경 문제에 더 신경을 써야할 것 같습니다. 낮은 브랜드 인지도는 광고로 극복하고 신냉매 등을 채용해 환경 친화제품을 내놓으려고 합니다.”
이씨는 지난 연말과 같은 무역금융 중단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을 가장 걱정하고 있다. 물건이 현지에 도착했는데도 국내은행이 수출 환어음을 매입하지 않아 창고에 10일 이상 보관했던 경험도 있다. 수출환어음 매입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는 은행들의 약속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올해는 일단 원화가치가 떨어져 가격 경쟁력이 생겼습니다. 열심히 뛰면 작년보다 30% 더 팔 자신이 있습니다.”
94년 입사하자마자 서유럽 수출 업무를 맡아 그해 두배 이상의 수출증가를 기록했다. 이 때가 가장 보람있었다고 한다. 그 기록을 경신하고 싶은 것이 대우전자 수출여왕의 새해 포부다.
〈박현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