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경기·인천]「요충지」싸고『공천 진통』

  • 입력 1998년 4월 8일 20시 11분


인구 8백50만명의 경기와 2백30만명의 인천은 서울과 함께 중앙정치의 판도를 좌우하는 ‘황금의 트라이앵글’이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타지인들이 정착, 지역색이 어느 곳보다 엷어 민심의 풍향계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여야는 경기와 인천 두 지역에서의 승패가 당의 명운을 좌우할 수 있다고 보고 결코 양보할 수 없는 한판 승부를 준비중이다. 따라서 후보선출에 따른 여야 내부의 진통도 크다. 특히 경기의 경우 공동 여당인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공천을 둘러싼 샅바싸움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 경기

경기지사를 놓고 각당의 ‘예선 탐색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국민회의는 임창열(林昌烈)전경제부총리를 일찌감치 후보로 내정, 자민련과의 협상에 돌입했다.

경제관료로 잔뼈가 굵은 임전부총리는 경제마인드를 지닌 여당후보로서 높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국민회의측 시각이다.

반면 자민련은 김용채(金鎔采)전서울노원구청장을 후보로 밀고 있다. 4선의원을 지냈고 야당원내총무와 정무1장관 등의 경력이면 경기지사 후보로 손색이 없다는 주장이다.

이같은 국민회의와 자민련간의 후보공천을 둘러싼 갈등으로 후보 낙점은 어차피 양당 지도부간 정치적 협상을 통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회의가 추천한 임전부총리가 후보로 확정될 경우 양당의 합의에 따라 자민련 간판을 달 가능성도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손학규(孫鶴圭)전의원과 장경우(張慶宇)전의원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재야출신으로 서강대교수 신한국당대변인 보건복지부장관 등을 거친 손전의원은 수원에 사무실을 내고 출마준비에 여념이 없다.3선의원을 지내며 국회통신과학기술위원장을 역임했던 장전의원도 경선채비를 갖추고 있다.

국민신당에서는 김용래(金庸來)전서울시장의 출마여부가 관심이다. 이인제(李仁濟)고문은 7일 기자간담회에서 “경기지사 후보로 김전시장을 영입키로 했다”고 밝혔으나 본인은 아직 거취를 분명히 밝히지 않고 있다.

전통적으로 여권 우세지역인 경기지사 선거의 판도는 정권교체 이후 유권자들의 새로운 기류와 호남과 충청을 중심으로 한 여권 고정표의 결집정도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 인천

최기선(崔箕善)인천시장의 한나라당 탈당으로 선거판의 유동성이 훨씬 높아졌다.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비서출신인 최시장은 현재 국민회의와 자민련간 후보 교통정리를 기다리고 있지만 양당은 경기지사와 인천시장 후보를 일괄타결형식으로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여당후보로는 지용택(池龍澤)새얼문화재단이사장도 부상하고 있다. 지이사장은 한국노총 사무총장과 전국자동차노조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노동계에서 잔뼈가 굵었으며 중앙무대보다는 인천지역에서 지명도가 높다. 또 국민회의 출신인 최용규(崔龍圭)부평구청장 김용모(金容模)남동구청장도 출마를 선언하고 공천을 위해 뛰고 있다.

한나라당은 최시장의 탈당으로 공황(恐慌)상태에 빠져 후보를 아직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한때 이윤성(李允盛)의원이 출마를 위해 의원직사퇴서를 국회에 제출했다가 이를 철회하는 등 아직까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고민은 여야간 정권교체로 그동안 분열됐던 충청권표가 여권성향으로 결집됨으로써 여권과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한다는데 있다.

〈윤영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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