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깊은 저자거리로 들어가 불법(佛法)을 전하고 싶었어요.”
대중음악과 불도(佛道)의 거리는 멀지 않다고 믿는 도신(道信·37)스님. 부처님께 공양하는 심정으로 노래하기에 그의 노래는 ‘소리 공양’이기도 하다. 통기타를 치며 대중가요를 불러 ‘노래하는 스님’으로 알려진 그는 69년 8세때 충남 예산 수덕사에 입산, 79년 비구 수계를 받았다.
“가수 이남이와의 만남 이후 대중음악을 달리 보게 됐어요.”
‘걸레스님’ 중광(重光)곁에서 8년을 있었던 그는 81년 서울 동대문 감로암으로 중광스님을 찾아온 이남이를 만나 친해졌다. 그후 국악을 혼자 공부해 89년 범패와 민요를 바탕으로 한 독자적인 창법을 만들어냈다.
부모 형제와 이별하고 입산한 소년의 외로움은 대중가요를 찾았고 그 애기스님은 마침내 노래에 대한 서원(誓願)을 했다. 대중의 한을 노래로 풀어보자고.
90년 세종문화회관에서 국악실내악단 ‘슬기둥’과 국악가요를 공연한 것이 계기가 돼 ‘도신의 국악가요집’을 3집까지 냈다.
그동안 “중이 노래해서 뭐하느냐”는 비아냥과 “그 노래 실력이면 아예 장삼 벗고 가수로 나가지”하는 유혹 사이에서 갈등도 많았다. 또 격을 따지면 대중과 멀어지고 대중곁에 다가가면 격이 떨어지는 모순도 그를 괴롭혔다. 그러나 음악이나 노래도 불법을 전하는 좋은 방편이란 믿음으로 그런 위기를 이겨냈다고 한다.
그의 희망사항은 세가지. 11월 중에 4집을 내는 것, 올해 안으로 실직자를 위한 콘서트를 여는 것, 언젠가 한번쯤 아마바둑대회에서 우승하는 것.
“철들어 생각해보니 역시 염불이 노래보다 좋더라.”고 덧붙인다. ‘수좌(首座)의 노래는 동자(童子)가 어머니를 찾는 노래로다. 다만 중의 마음을 잃지 말라’던 월하 큰 스님의 가르침이 역시 헛되지 않았나 보다.
〈조헌주기자〉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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