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도 없고 힘들 것 같았지만 ‘젊어 고생은 사서 한다’는 각오로 일을 시작했다. 이 때 이씨는 만일에 대비하자는 생각에 A보험사에 생명보험을 들었다.
청약서 직업란에는 전에 다니던 무역회사를, 직종란에는 사무직을 써넣었다. 채석장 일을 오래 할 것 같지 않았고 곧 다른 회사에 취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
5개월째 되던 어느날 이씨는 발파현장에서 굴러떨어지는 돌에 머리를 맞고 병원으로 실려갔다. 부상이 심해 하루밤을 넘긴 뒤 그만 숨지고 말았다.
이씨의 부모는 A보험사에 재해사망보험금 1억원을 청구했다. 하지만 A보험사는 위험직종 1급 가입한도액인 3천만원만을 주었다. 청약서 직업란에 채석장작업자가 아닌 사무직으로 써넣었다는 것이 이유.
생명보험 계약을 체결할 때는 가입 당시의 직업과 직종을 제대로 기입해야 한다. 이를 정확하게 알리지 않았을 경우 가입 한도액 이상은 보장받을 수가 없다. 이씨의 경우는 여기에 해당한 것이다.
생명보험은 동일한 위험집단을 가입대상으로 삼는다. 가입자가 위험직종에 종사하는데도 이를 숨기고 일반직종이라고 기입하면 보험사는 계약을 거부하거나 가입 한도액을 제한한다. 그러나 가입 이후에 직업이 바뀐 경우 보험사에 알릴 의무는 없다.
왕성석(보험감독원 생보분쟁조정1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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