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으로 본 세상] FIFA『월드컵축구 2년마다 치르자』

  • 입력 1999년 1월 4일 19시 59분


“4년주기는 옛날 사고방식으로 2년마다 개최해도 충분하다.”

“4년마다 치르는 것이 기다리는 재미도 있고 희소가치도 있다.”

‘꿈의 구연’ 월드컵축구대회의 개최주기를 놓고 세계축구계가 새해벽두부터 뜨거운 논쟁에 휘말렸다. 선수를 친 것은 국제축구연맹(FIFA) 제프 블래터회장. 그는 4일 “4년주기 개최는 30년대 본선에 참가하기 위해 유럽에서 남미로, 남미에서 유럽으로 배를 타고 오가던 시절의 까마득한 얘기”라며 “월드컵을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짝수년마다 격년제로 치르는 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펄쩍 뛴 것은 영국이 주도하는 유럽축구계. 월드컵과 별도로 클럽대항전인 ‘슈퍼리그’를 창설하려는 유럽축구연맹(UEFA)의 움직임에 FIFA가 제동을 가하려는 숨은 의도라는 것.

영국의 축구영웅 보비 찰튼은 “월드컵주기를 바꾸려는 것은 매우 슬픈 일”이라며 “흥미유발이나 희소성으로 볼 때 4년주기가 적합하다”고 통박했다.

세계축구계를 완전 장악하려는 FIFA와 독자노선에 힘을 실으려는 UEFA. 월드컵을 볼모로 벌어지는 ‘패거리 싸움’이 흥미롭다.

〈이재권기자〉kwon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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