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의 여름 별미는 개성식 ‘임자수탕(荏子水湯)’. 6000원. 개성지방에서는 색이 흰 깨를 임자(荏子), 검은 깨를 흑임자(黑荏子)라고 불렀다. 임자수탕은 참깨와 잣을 넣고 갈아 만든 육수에 삶은 메밀국수를 만 것. 개성 양반들이 여름철 보양식으로 즐겼다는 ‘귀족음식’이다.
임자수탕의 육수는 콩국수 국물과 냉면 육수를 섞어 놓은 듯한 이중적인 맛. 구수한 고기국물이 혀끝을 간지럽히고 나서 깨와 잣의 고소함으로 뒷맛을 마무리한다. 고명으로는 가늘게 찢은 삶은 닭고기와 채 썬 나주배에 얹어 나온다.
통깨를 솔솔 뿌려 ‘임자수탕’의 주 재료를 알려 줬으면 더욱 좋지 않았을까. 이와 함께 톡톡 씹히는 맛도 더해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한식을 즐기는 장년층 중 빵이나 국수를 식사로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곡기(穀氣)가 있어야 제대로 끼니를 때운 기분이 나는 고객을 위해 국수 다음에 나오는 ‘시레기 된장국과 쌀밥 코스’가 준비돼 있다.
▽평가(만점은 ★★★)〓△맛 ★☆(개점 2개월, 앞으로 기대됨)△가격 ★★★(싸다)△친절 ★☆(보통 한식집만큼 친절)△분위기 ★☆(한적한 시골에서 식사하는 여유로움).
송희라(요리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