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호스 위스퍼러’의 각본으로 중년 남녀의 사랑 묘사에 일가견을 보인 리차드 라그라베네스가 각본, 감독을 맡았다. 이 영화에서 그는 사랑 그 자체보다는 느닷없이 남편에게 버림받은 중년여자의 고독과 절망, 홀로서기까지의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뚱뚱하고 작달막해 도무지 멜로에 어울리지 않게 생긴 배우 대니 드 비토가 주인공. 여주인공 홀리 헌터의 외로움을 달래주고 나중에야 ‘그게 사랑일 수도 있었겠구나’하는 느낌을 갖게 하는 ‘아저씨’역할을 맡아 호연한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는 조연의 위치를 벗어나지 못한 느낌.
‘키스’는 이혼녀의 우울하고 복잡한 심사를 섬세하게 그려낸 홀리 헌터를 위한 영화다. 홀리 헌터의 온갖 상상, 식당에서 혼자 밥먹는 장면 등은 버림받은 여자의 비참함을 절묘하게 담아냈다. 3일 개봉.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