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리의 일본패션 엿보기]공주패션 '오조사마룩' 등장

  • 입력 1999년 8월 29일 18시 45분


꽃장식을 붙인 원피스와 구두, 페티코트를 넣은 듯 부풀린 치마, 왕관모양을 그려넣은 티셔츠, 리본장식을 단 복고풍 백….

일본만화 ‘카드캡터 사쿠라’(우리나라에서는 ‘카드캡터’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에는 ‘공주패션’이 잔뜩 나온다. 주인공 여자아이는 이런 차림새로 마법을 부리며 이 세상에 나돌아다니는 재앙의 카드를 몽땅 모아 옛날 책 속에 가두려 한다. 이 여자아이의 패션이 바로 우리나라의 공주패션과 모양새가 같다.

공주패션이 유행하는 것은 겉으로는 우습게 대하면서도 속으로는 공주를 동경하는 굴절심리 때문이 아닐까?

일본의 공주패션으로는 ‘오조사마룩’을 들 수 있다. ‘오조사마’는 상류층의 젊은 여성을 가리키는 칭호. 천황이 존재하는 일본은 상류사회의 벽이 두텁다. 이런 상류층에 대한 동경심리에서 나온 것이 오조사마룩. 오조사마처럼 보이도록 고급스레 차린 정장슈트나 원피스 스타일을 일컫는다.

한국과 일본의 공주패션은 이와 같이 상황은 다르지만 비슷한 욕구에서 빚어진 사회적 기호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유리〈패션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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