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진솔한 육아만화, 김지영의 '마이 퍼니…' 출간

  • 입력 1999년 9월 27일 18시 44분


“여고생뿐 아니라 아줌마들까지 울고 웃을 수 있는 순정만화를 그리고 싶어요.”

쌍동이 아들을 키우는 대학생 부부의 육아일기를 담은 ‘마이 퍼니 베이비’(대원)를 최근 펴낸 만화 작가 김지윤(34). 그는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 순정만화계에서는 보기 드문 ‘아줌마 만화가’이다.

▼순정만화계 새바람▼

서울여대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한 김지윤은 89년 순정만화잡지 르네상스에 ‘프로포즈’로 데뷔했다. 하이틴을 대상으로 하는 순정만화를 그려오던 그에게 결혼과 육아는 작품세계에 큰 변화를 가져온 계기가 됐다.

“아이들이 시도 때도 없이 뛰어다니고 ‘밥줘, 물줘’하며 보채 정신이 없어요. 때려도 보고, 달래도 보지만…. 육아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만화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어요.”

만화적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주인공은 쌍동이 아들을 키우는 대학생부부로 설정했지만 대부분은 김씨 자신의 육아 체험담. 미우면서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아이들, 함께 고생하는 시부모와 친정부모에 관한 진솔한 이야기에 웃음과 감동이 넘쳐난다.

남편 장영활(35·한솔PCS과장)씨는 때때로 스토리를 제공하는 든든한 후원자.

▼"일상서 소재 찾아"▼

그의 집이자 화실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 대림아파트다. 승님(6·아들)이와 은우(3·딸)가 뛰어노는 한 구석방이 그의 작업실이다.

김씨는 아이들이 유치원에 가거나 밤에 잠을 자는 시간에 주로 그림을 그린다. “마감 때는 밤을 꼬박 새우는 것이 보통이지요. 한번은 다 완성된 그림을 승님이가 칼로 북북 찢어놓은 적이 있었어요. 어찌나 안타깝던지….”

기혼여성의 솔직한 삶을 다룬 ‘마이 퍼니 레이디’에 이어 이번에 연작으로 이 육아만화를 내놓았다. 다음에는 지하상가에서 화장품가게를 하는 언니와 동생을 주인공으로 하는 만화를 그릴 계획.

“순정만화하면 SF 판타지 로맨스등멋드러진상류층의사랑이야기를 다룬 것이 보통이지요. 그러나 저는 보다 현실적인 우리네 삶 주변에서 소재를 찾고 싶습니다.”

〈전승훈기자〉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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