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후원분의 기원은 한반도인가 일본인가. 또 영산강 전방후원분의 주인공은 백제인인가, 일본인인가. 그 주인공이 일본인이라면 당시 왜의 세력이 영산강유역에 존재했었다는 것인가.
한 일 고대사연구에 있어 가장 민감한 쟁점으로 떠오른 전방후원분 논란. 제2의 임나일본부설 논란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한일 전문가들이 충남대 백제연구소 주최로 한자리에 모여 전방후원분의 기원을 놓고 일대 논전을 벌인다. 29일 대전 충남대 산학연교육연구관에서 열리는 ‘한국의 전방후원분’에 관한 한일 토론회.
한국과 일본의 고고학자 들은 왜 전방후원분 문제에 이처럼 민감할 수 밖에 없는가.
전방후원분은 앞쪽은 사각형(前方)에 뒤쪽은 원형(後圓)인, 독특한 모양의 고분. 정확하게 말하면 평면이 열쇠구멍 모양이다.
논란의 시발은 일본의 전방후원분 출현 시기가 우리보다 2세기 앞선다는 점과 한반도의 전방후원분에서 백제유물과 함께 일본식 원통형토기가 출토됐다는 점.
한반도의 전방후원분을 누가 만들었고 무덤의 주인공은 과연 누구인가 하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
일본은 “영산강유역의 전방후원분은 분명 일본을 모델로 삼았다.주인공은 당시 한반도와 교역하던 왜계의 이주 정착집단이거나 정치적 세력을 형성했던 집단”이라고 주장한다.
한국은 “토착세력이거나 일본 열도로 이주했다가 회귀한 한반도인들이 만들었고 그들이 주인공이다. 일본식토기가 나왔다고 일본 고분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반박한다.
물론 한국과 일본의 학자들이 모두 편가르듯 이렇게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유물도 나오지 않은 상태.
이번 학술회의에서도 결론이 내려질 것 같지 않다. 중요한 것은 ‘애국적’관점이 아닌 ‘객관적’입장에서 유물과 자료를 분석해야 한다는 점.
박순발 충남대교수(고고학)는 “전방후원분의 정확한 출현시기, 당시의 정치적 상황과 주변 세력의 동향 등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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