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갸루는 아직 대학에 갈 나이도 아니면서 어른처럼 화장하고 매니큐어 칠하고 심지어는 샤넬이나 구치같은 유명브랜드 상품으로 멋부리고 다니는 일본 여학생들을 풍자하여 만들어진 사회성 짙은 신조어다. 어쩐지 남의 일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흔히 전철 안에서도 화장품을 야시장처럼 벌여놓고 얼굴에 그림을 그려대지만 여학생 교복은 반드시 입고 다닌다. 코 갸루가 이처럼 '교복 고수'를 하는 것은 자신이 젊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란다.
체크무늬 미니스커트에 겨울에는 단색 재킷의 조화, 봄 가을에는 재킷 대신 V네크 스웨터나 카디건의 코디, 여름에는 흰색 셔츠의 매치…. 일본 거리에서 가장 많이 마주치게 되는 교복 스타일이다.
이런 차림새를 좀더 세련되게 마무리해 주는 것이 책가방이다. 네 귀퉁이가 약간 둥근 모양새에 두 개의 줄이 달린 큼지막한 숄더백이다. 일본 여학생들은 이 가방을 멜 때 한쪽 줄만 어깨에 걸치는 버릇이 있다. '범생이' 즉 모범생같이 반듯하게 보이는 것이 싫어서라나. 어쨌든 이렇게 메면 가방 안의 물건을 꺼내기 쉬운 것은 사실이다. 도발적이고 튀어보이기도 한다.
다양한 코디법에 토탈 코디네이트를 꼼꼼히 생각한 교복 패션은 2000년에도 일본 소녀들 사이에서 가장 뜨는 스타일 중의 하나로 손꼽힐 기세다.
김유리(패션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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