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칸 국제영화제 단편부문 심사위원상 수상작인 ‘소풍’을 비롯, ‘동시에’ ‘영영’(칸 영화제 단편경쟁부문 진출), ‘집행’(칸 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부문〃), ‘소년기’ ‘동창회’(프랑스 클레르몽 페랑 단편영화제〃), ‘히치콕의 어떤 하루’(이탈리아 몬테 가티니 단편영화제〃) 등 7편이 수록됐다.
송일곤 감독의 ‘소풍’은 장, 단편을 통틀어 지난해 제작된 한국영화 중 가장 빼어난 작품 가운데 하나라고 해도 좋을 만큼 완성도가 높은 단편영화. 빚더미에 오른 사업가 가족의 동반자살을 그린 이 작품에서 주도면밀하게 동반자살을 준비하는 가장(家長)의 모습은 아이의 눈에 비친 따사로운 햇살, 엄마의 부드러운 자장가 등과 대비되면서 비극적인 정서를 자아낸다.
지난해 칸에 진출한 다른 세 편의 단편영화들도 모두 삶의 고통과 비극성에 초점을 맞췄다. 아들의 시신을 앞에 둔 어머니의 회한(‘영영’), 청계천 뒷골목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구겨진 삶(‘동시에’), 사형수의 종부성사를 맡은 신부의 혼란(‘집행’) 등을 함축적인 영상에 담았다.
열네 살 소년의 악몽을 통해 성장기의 공포를 그린 ‘소년기’, 알프레드 히치코크 감독의 영화를 패러디한 재치있는 애니메이션 ‘히치콕의 어떤 하루’도 볼 만하다.우일 비디오.
<김희경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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