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gital@우리집]김정원씨 홈페이지 '아주머니닷컴'

  • 입력 2000년 3월 7일 20시 06분


“당신도 이제 공부 좀 해.”

지난해 11월. 주부 김정원씨(28·서울 강서구 가양동)는 느닷없이 남편 김창성씨(30·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박사과정)가 사들고 온 책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www에서 홈페이지만들기’ ‘멀티미디어 홈페이지의 모든 것’등 인터넷 홈페이지 만들기에 관한 책만 다섯권.

“아니, 누구는 홈페이지 만들고 싶지 않아서 안 만드는 줄 알아요?”

딸 재린(28개월)을 키우면서 답답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던 정원씨. 임신 출산 육아를 하면서 마땅히 물어볼 데가 없던 그는 각종 신문 잡지를 스크랩하고 육아서적을 들춰보면서 ‘언젠가는 내가 모아둔 정보를 다른 예비 엄마들에게 줘야지’ 다짐을 여러 번 했었다. 그러나 아이를 돌보면서 공부하기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 잠도 제대로 못 자는 판에….

남편은 그 자리에서 결단을 내렸다. “당신이 홈페이지 만들 줄 알게 될 때까지, 아가는 내가 본다!”

2000년 1월 1일 문을 연 정원씨의 홈페이지 ‘아주머니닷컴’(www.azoomany.com)은 한 달간 밤잠을 설치며 아기를 돌봐준 남편 창성씨의 ‘거룩한 희생’의 결과다.

정원씨가 한 달간 책 5권을 독파하며 PC와 씨름한 결과는 엄청나다. 아기를 키우면서 얻은 지식, 임신과 출산, 육아 교육, 장난감 그림책 아기옷 등 각종 아기용품의 선택요령과 할인매장 목록, 아기건강관리법 등 어른들과 떨어져 사는 젊은 엄마들의 궁금증을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풀 수 있도록 해 놓았다.

남편이 지어준 도메인 이름 아주머니(azoomany)도 ‘아줌마들이 a부터 z까지 아주 많은(many)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라는 뜻.

“홈페이지가 생기고 나서부터는 이야기를 나누는 상대가 같은 단지의 언니 친구들로부터 전국의 ‘네티줌마’(네티즌+아줌마)로 넓어졌어요.”(정원씨)

<나성엽기자> news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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