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데라스의 아내 멜라니 그리피스가 주연한 이 영화에는 로스앤젤레스와 앨라배마에서 벌어지는 두 개의 이야기가 얽혀 있다. 1967년 여름, 자유를 얻기 위해 폭력적인 남편을 살해한 루실(멜라니 그리피스 분)은 영화배우가 되기 위해 할리우드로 떠난다. 루실이 꿈을 이루는 과정을 그린 블랙 코미디가 한 축이라면 앨라배마에서 루실의 조카인 소년 피조(루카스 블랙)가 흑인 인권운동에 휘말리며 성장해가는 이야기가 다른 한 축을 이룬다.
비음섞인 목소리에 백치미가 흐르는 멜라니 그리피스는 정신나간 듯한 여자 루실 역에 잘 맞다. 그러나 이 영화의 문제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코미디와 드라마가 무질서하게 섞여 있다는 점. 마지막 해피엔딩도 억지스럽다는 느낌을 준다. 반데라스는 이 영화로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에 진출했지만 상은 받지 못했다. 아무래도 그는 감독보다 섹시한 배우가 더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김희경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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