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덧붙여 한국이 기대하고 있는 ‘메달 복병’은 바로 여자복식의 석은미(현대백화점)―이은실(삼성생명)조다. 올해 1월 전 국가대표였던 박해정(삼성생명)이 태극마크를 반납하면서 석은미가 이은실의 복식 파트너로 정해졌다. 사실 석은미와 이은실을 한 조로 묶은 것은 대표팀 윤상문 감독의 ‘모험’에 가까운 결단이었다. 이은실과 석은미가 모두 같은 전형인 전진 속공형이었기 때문. 상대를 거세게 몰아붙일 수는 있지만, 역할 분담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수비에 약점을 드러낼 수도 있는 복식조였던 셈이다.
그러나 이들 복식조는 결성되자마자 ‘척척 맞는’ 호흡을 과시하며 주변의 우려를 씻어버렸다. 올림픽 예선전에서 세계 랭킹 1, 2위 조인 중국의 왕난―리주 조를 꺾은 데 이어 5월 카타르 아시아선수권 대회에서는 중국의 강호들을 잇따라 잡은 뒤 결승에서 유지혜―김무교 조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태어난 날(1976년12월25일생)까지 똑 같은 ‘동갑내기 콤비’는 말 그대로 ‘찰떡 궁합’이었던 것.
그렇다고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시아선수권대회 이후 뚜렷한 성적을 거두지 못해 “기복이 심하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윤상문 탁구 대표팀 감독은 시드니 올림픽에서 탁구의 금메달 전망에 대해 “장담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가장 작고 가벼운 공으로 벌이는 ‘섬세한 구기’인 만큼 선수들의 시합 당일 컨디션이 승부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그 만큼 변수가 많다는 뜻. “시합 날 상대의 심리전에 넘어간다든가 하면 초반에 탈락할 수도 있다”는 것이 윤감독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를 반대로 말하면 “시합 날 잘 맞아주기만 하면 쉽게 우승을 할 수도 있다”는 뜻이 된다. 코칭스태프가 시드니에서 이은실―석은미 조에 기대를 거는 이유도 “잘 맞아주는” 경기를 많이 지켜봐 왔기 때문일 것이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