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이름은 ‘바리’예요. 저는 딸만 여섯인 불라국왕의 일곱째 공주로 태어났어요. 아들을 기대하던 부모님은 화가 나서 저를 내다버렸지요. 저는 천우신조로 살아났지만 딸을 내버린 부모님은 몹쓸 병에 걸렸어요. 병이 낫기 위해서는 서역을 지나 저승 너머에 있다는 감로수가 필요했지요. 하지만 여섯 언니를 비롯해 누구도 나서지 않았어요. 탄생의 비밀을 알게된 저는 감로수를 찾아 서역으로 향했어요.
갖가지 고행 끝에 감로수를 구했지만 돌아가는 길도 만만치 않았어요. 특히 새 깃털도 뜨지 못한다는 강을 만났을 때는 정말 포기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그때 부처님의 도움으로 반야용선을 타고 건널 수 있었지요. 불라국에 돌아온 저는 막 숨을 거둔 부모님의 시신위에 감로수를 부었고 부모님은 다시 살아났어요. 저는 그 공으로 죽은 이의 죄를 씻어 극락으로 인도하는 인로왕 보살이 됐어요. 이후 제가 ‘바리데기’라는 이름으로 굿판에 꼭 등장하게 됐어요.
게다가 장선우 감독과 만화가 박재동씨가 손잡고 40억원을 들여 영화를 만든데요. 제작진들은 현실감을 살리기 위해 10월2일부터 한달여간 제가 걸었던 서역길을 답사한데요. 또 인터넷(www.bari.co.kr)을 통해 제 캐릭터나 줄거리에 대한 의견을 들어 반영한다지요. 하지만 저를 만나시려면 조금 기다리셔야 해요. 2002년 겨울에 개봉하니까요. 그만큼 열심히 만든다는 뜻이겠지요.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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