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바뀌었다고 해도 국정감사철이면 피감기관인 정부 부처들은 의원들 모시기에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식사 한끼를 대접하더라도 너무 비싸지 않은 적당한 식당을 찾는 일부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올 국감에서 과학기술부를 비롯한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의 피감기관들은 이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의원들이 “이젠 피감기관 신세를 지지 말고 우리끼리 먹자”면서 서로 돌아가며 식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국감 첫 날인 19일 김종필(金鍾泌·자민련 명예총재)의원이 점심을 샀고, 이어 저녁은 이상희(李祥羲·한나라당)위원장이 냈다. 20일에도 강재섭(姜在涉·한나라당) 박상희(朴相熙·민주당)의원이 점심과 저녁을 샀고, “다음엔 내가 사겠다”는 의원들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몇 자리에는 피감기관 간부들도 끼었는데 이들은 무척 당황스러워했다는 후문이다. “의원들로부터 밥을 얻어먹는 게 부담스럽게만 느껴졌다”는 것이다.